하이트맥주, 헤지펀드에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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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하이트 맥주의 2대 주주인 칼스버그 그룹(지분 25% 보유)이 최근 리먼브러더스 증권을 통해 하이트 지분 11% 가량을 매각했다.

리먼브러더스 측은 주당 14만2000원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하이트 지분을 매각했으며 이를 사들인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들로 알려졌다. 하이트 맥주 측에서는 그러나 헤지펀드들이 칼스버그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에 하이트.진로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단기 차익을 노리고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칼스버그 그룹은 또한 나머지 지분 14%에 대해서도 하이트맥주 측에 우선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스버그 그룹의 지분 참여 당시의 합의조건에 따라 하이트맥주에 우선 매입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트맥주 측은 "칼스버그 보유 주식을 매입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칼스버그의 주식 매각 배경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지역 투자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칼스버그가 하이트 맥주에서 손을 떼더라도 칼스버그와의 협력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트 맥주는 마산공장에서 칼스버그 맥주를 라이센스 방식으로 생산 중이다. 하이트맥주 측은 또한 "칼스버그가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경영권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대주주인 박문덕 회장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0%가 넘는다는 것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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