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관련 오락가락 언론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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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헷갈려 종잡을 수 없다-.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연구 관계자 등의 증언이 나올때마다 언론사들이 '널뛰기식 보도'를 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의 발언이 시인과 부인을 왔다갔다 하면서 황우석 교수팀 논문의 진위 여부 역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MBC PD수첩이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을 보도한 이래로, 언론들은 매일 새로운 사실들을 쏟아내며 (황 교수 논문은) '진짜다','가짜다'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PD수첩의 보도로 불거져 나온 황 교수 논문의 진위 시비는 지난 4일 YTN의 황 교수팀 핵심 연구원 인터뷰 보도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YTN 보도를 통해 '부적절한' 취재 방법을 동원한 사실이 알려진 PD수첩은 사실상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MBC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까지 시청률이 곤두박질치는 수모를 겪었다.

황 교수 측의 '승리'로 끝날 것같았던 논쟁은 그러나, 서울대학교와 KAIST의 소장 학자들이 직접 검증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섀튼 박사가 소속된 美 미츠버그 대학의 논문 재검증 움직임도 황 교수 측에는 부담이 됐다.

여기에 10일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은 황 교수 팀의 일원이었던 김선종 연구원의 PD수첩 인터뷰 녹취록 내용을 공개하면서 언론들은 일제히 황 교수 논문의 진실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프레시안이 공개한 인터뷰 녹취록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 2개를 넘겨받은 뒤 이를 '사이언스'에 제출할 11개의 줄기세포 사진으로 만들었으며, 이같은 사진 제작과정은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서울대 수의대)만 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황 교수팀이 2개 정도의 줄기세포만 만들었음에도 이를 11개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녹취록 내용을 앞다퉈 보도하던 언론들은 그러나 YTN이 MBC 녹취록의 주인공인 김선종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녹취록의 내용을 반박하면서 다시 입장을 바꿨다. YTN 측은 이날 보도를 통해 "김 연구원이 2개의 줄기세포 사진으로 11개의 그림을 만든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또 "PD수첩팀이 황 교수 논문이 사기로 판정됐고 검찰 수사 운운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가 불가능했다고 김연구원은 거듭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YTN은 "김선종 연구원이 황우석 교수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린 것으로 안다"는 미국 피츠버그 의대의 한국인 교수의 주장을 단독 보도했다가 기사를 삭제해 그 배경에 의혹을 낳기도 했다.

한편, 논문의 진위여부를 둘러싼 언론사들의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황 교수가 직접 해명하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네티즌 뿐 아니라 논문을 실었던 사이언스도 황 교수 측에 '직접 답변' 등을 간접 촉구하고 나섰고, 서울대 생명과학 관련 학과 교수 30여명도 황 교수 논문 재검증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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