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등 진수성찬에 입이 쩍 ~일본 주부들 "한류가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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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장금의 ‘최고 상궁’ 여운계씨가 일본 팬들과 함께 한국 음식을 맛보고 있다.

7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시 후쿠시마민보사 건물 로얄홀. 일본인 500여명이 육회, 한치물회, 김치 등 40여 가지의 한국전통음식을 맛보고 "오이시이(맛있다)"를 연발했다.

웰컴투 코리아 시민협의회(회장 최불암)와 후쿠시마현 민단이 주최한 '대장금, 맛있는 한국요리'행사. 무려 10대1의 경쟁을 뚫고 추첨을 통과한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여운계.임현식.박은수씨 등 '대장금' 출연자와의 토크쇼, 한국전통음악 공연에 이어 한국요리 강습 및 시식 시간을 가졌다.

'최고 상궁' 여운계씨가 말했다. "드라마에서 수라간 생각시들에게 음식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요리를 하라고 가르쳤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국인 강사가 "직접 만들어본 김치가 맛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참가자들은 한국말로 "맛있어요"를 외쳤다.

드라마 '대장금'은 '겨울연가'의 대를 잇는 한류 드라마 이상의 의미로 일본인들에게 다가와 있었다. 음식을 테마로 한 드라마 한 편이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는 물론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는 부가가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치물회가 가장 맛있었다는 사토 쿄오코(26.여.회사원)씨는 "대장금을 통해 한국의 음식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이 노부에(48.주부)씨는 "몸에 좋은 발효음식과 채소 요리가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이와키 시에서 왔다는 주부 마츠자키 요시코(60)씨는 "이와키 시에서도 이런 행사를 개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한국조리기능장 유명곤씨 등 9명의 요리사들은 검역상의 문제로 일부 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해야했다. 이 탓에 솜씨를 100% 발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이들은 일본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한국관광대 이순옥 교수(호텔조리과)는 "참가자들이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로 조리과정과 음식을 촬영해가는 것을 보며 한국요리 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의 문웅선 사무총장은 "음식도 문화 콘텐트라는 인식을 갖고, 한식의 표준 조리법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탤런트 최불암씨는 "드라마가 아닌 한국 문화가 한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음식 붐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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