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레저] 지금 호텔은 동화 속 꿈의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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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힐튼호텔

"점심도 집에서 대충 먹었겠다, 어디라도 좀 나가야 할 텐데….' 하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장소가 없는 토요일 또는 일요일 늦은 오후.

이럴 때 특히 이 계절에 가면 '딱'인 곳이 있다. 집 근처 특급호텔이다. 호텔이 주최하는 디너쇼나 파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서울의 특급호텔들은 연중 요즘이 가장 화려하다. 호텔 입구 가로수에 매달린 수만 개의 꼬마전구는 땅거미가 깔리면 새싹처럼 피어난다.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시간은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다.

호텔별로 크리스마스 장식물의 테마도 조금씩 다르다.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우 매년 크리스마스 장식의 주제를 달리할 정도다. 올해는 크리스탈과 샹들리에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몄다.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호텔들이 빠뜨리지 않고 설치하는 게 '생강 과자로 꾸민 마을'. JW 메리어트의 경우 가로 5m, 세로 5m 크기로 북유럽 숲속 마을의 겨울 풍경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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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가 특히 좋아할 만한 곳은 밀레니엄힐튼호텔의 지하 1층 로비다. 이곳 분수대 주변은 매년 11월 말 알프스 마을처럼 꾸며진다. 마을에선 다양하고 깜찍한 모형 열차 120여 대가 터널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쉬지 않고 달린다. 열차 운행 시간은 오전 10시30분~오후 10시30분. 자선 모금을 위한 행사며, 올해로 10년째다. 1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푹 빠져 있을 때 호텔 로비에 캐럴이 울려퍼지면 금상첨화다. 붉은 포인세티어가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는 그랜드하얏트에선 오후 8시 로비라운지에서 밴드 연주를 시작한다. 롯데호텔에서는 매일 오후 6시부터 한 시간 동안 피아노 연주를 감상할 수 있고, 임피리얼팰리스(옛 아미가)에서는 오후 6시부터 자정 너머까지 캐럴이 흐른다. 르네상스호텔에서는 오후 3~6시 클래식 연주를 만날 수 있다.

호텔 중에는 밤 늦은 시간(오후 10시30분쯤)에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그랜드하얏트와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이다. 조금 더 우아하게 호텔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겨울 숙박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호텔별 겨울 패키지 정보는 표를 참조할 것.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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