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전에도 감전 당하고 3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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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너무 게임이 풀리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요즘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팀이 지난 3일 개막전 이후 무승3패다. 6일엔 아마 초청팀 한전에도 2-3으로 역전패했다.

왜 그럴까.

문 감독은 시범경기 이후 체력훈련을 강하게 시킨 게 주원인이라고 자평한다.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위해 개막 직전부터 휴식을 주고 있으나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전 라이트 겸 센터 신영수(1m97cm)마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해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문 감독은 특히 센터진(이동현.김형우.문성준)의 부진을 아쉬워한다.

배구인들도 문 감독의 지적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운 데다 센터진이 다른 팀에 비해 열세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난다. 세트당 평균 블로킹 수가 2개로 프로 4팀 중 최하위다. 1위 현대캐피탈(3.7개), 2위 삼성화재(3.3개)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단신팀인 한전(2.8개)에도 뒤진다.

6일 한전과의 경기에서도 대한항공은 12개의 블로킹 득점을 올려 14개인 한전에 밀렸다. 그러나 경기를 지켜본 배구인들은 대한항공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을 다른 데서 찾고 있다.

리시브가 불안하고 서브가 약하다는 진단이다.

한전 전에서 심판을 본 김건태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부장은 "리시브가 한전보다 크게 열세였다. 수비가 불안하니 세트플레이가 안 되고, 속공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오픈공격을 주로 하다 보니 상대 블로킹에 자주 막혔다"고 말했다. "반면 한전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속공으로 재미를 봤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서브에서도 상대에 완패했다는 지적이다. 서브 득점 1-8의 열세가 말해준다. 반면 대한항공은 단신의 핸디캡을 강한 서브로 극복하며 고비 때마다 서브 득점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다.

대한항공의 주전 실험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레프트 강동진 외엔 아직도 '베스트6'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량이 떨어지는 브라질 용병 알렉스는 여전히 벤치만 지키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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