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등 시나리오 보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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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상옥 및 재일거점책 김경시이 신명길에게 보낸 서신내용
▲명길에게
나 때문에 너희들에게 피해가 안 가야겠다.
그러나 너무 겁도 내지말며 비관도 말아라. 일은 잘되어 가니 홍콩초청장을 보내겠다.
나올 때 「니시따」군에게 전보치면 곧 연락이 된다.
너라도 만났으면 좋겠다. 곧 미국에서 상균과 승리 때문에 사람이 간다. 그 때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이 두아이들은 미국에 대려다가 공부시키고 싶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때이기 때문에 승리 어머니에게 잘 이야기 해줘라.
먼저 부탁한 것 외에 「춘향가」「심청가」 판소리 전곡테이프를 구해 보내다오.
「춘향전」시나리오 「홍길동」「이순신과 7년전쟁」 「조선총독부」「래만호에 지다」등, 그리고 필림은 소문날 것 같으면 뒤뿌뜨지말고 그냥 끊어 보내라. 이번 심부름은 책과 민비 특별장면 때문이다.
몇자 안되지만 책도 표지 없이 하고 필림도 여러개로 나누어 보내라. 아이들은 절대 빼앗아 가는게 아니고 공부시키러 보내는 것이며 언제나 요구할 때 보내주고, 자기도 갈 수 있게 하겠다고.
▲승리어머니에게
나는 본의 아니게 당신을 불행하게했소.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미국친구에게 부탁했더니 잘될 것 같은데 당신 생각은 어떤지. 중요한 시기에 공부시키자는 것이니 달리 생각말고 잘 상의하시오. 사사로운 정보다는 아이들 장래를 생각하기 바라오. 그 사람은 나의 제일 친한 친구이니 나처럼 생각하고 무슨 부탁이나, 무슨 일이든 상의해 주시오.
▲신명길씨에게
지금 「니시따」군이 서을에 간 것도 별첨의 편지일부를 보시면 알수 있는 것 같이 제가 신감독과 의논해서 한 것입니다.
그리고 신감독이 필요하다는 필름파 책은 될 수 있으면 빨리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초정장이 와도 서면에는 「니시따」군이라고 했지만 「니시따」군, 즉 저라고 믿고 생각해서 전화와 전보를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심해서 침착히 일을 진행해 주십시오.
일본 기옥현 궐시남정2-19-4, 신정방
김경식
TEL 0484-44-6957
◇이 것은 신감독이 나(김경식)에게 보낸편지의 일부입니다.
▲김형에게
그동안 수고해주신 성과가 곧 나오리라 믿습니다.「니시따」군이 가서 해주어야 할 일, 이번에는 신명길이가 물건들을 전부 구할 때까지 충분히 있을 준비를 해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내가 과거에 부탁한 책외에 『춘향전』과 『심청전』의 판소리테이프 전곡이 필요합니다.그리고 이번 영화에 쓸 특촬필름, 과거 내가 만든 『청일전쟁과 여걸민비』라는 작품의 일부 원판 1백여자를 가지고 오는 작업입니다.
◇재미교포 김인자가 신상옥가족과 대화한 내용
신태선=신감독을 마지막 만난 것은 언제입니까?
김인자=미국에 말인가요? 그러니까 실종되기 직전이지요.
신태선=미국에서 어떻게 만났다는 말입니까?
김인자=예, 미국만 오시게 되면 만나곤 했지요.
신태선=신감독이 행방물명될 때는 미국에 있지를 않았지 않습니까?
김인자=예, 그렇지요.
신태선=신감독이 실종되기전 김선생에게 마지막 전화가 있었을테지요?
김인자=그 때 실종되기 1주전에 전화가 있었어요. 홍콩 여기저기다 전화를 하여 보았었읍니다.
신태선=7월19일 저에게 전화했을 때는 동경을 경유해서 큰 아이생일에 맞추어서 한 이틀후에 서울에 도착한다고 나하고 약속을 했거든요.
김인자=제가 알고 있기로는 신감독이 자의로 간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신태선=아이들 문제릍 어떻게 하실 작정인지요.
김인자=유학가는 걸로요.
신태선=유학 방법은 좋지 않을 텐데요. 그래서 내생각 같아서는 유학가는 것으로 하더라도 일단 김선생님이 가서 그 절차하고 서류를 모르게 나한테 보내주세요. 그래서 천천히 진행시키자 이거예요. 김선생이 미국으로 돌아가서 서류를 빨리 만들어 나에게 보내면 내가 여기서 여권 추진을 하겠다 이겁니다. 아이들의 호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순조롭게 떠들지 않더라도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곰곰 생각한바 그 방법밖에 없읍니다.
김인자= 그럴테지요. 그렇게 되면 늦어질텐데… 늦어지면 어떻게 하나….
신태선=시간적으로 빨리 해봅시다
신명길=신감독은 지금의 여건으로 보아 일본이나 이런데를 오실 수 없는 것이지요. 전화오고 편지가 오는 것을 보면 조금은 자유스러울수 있을 터인데 오지는 못하는 것이지요?
김인자=그러니까 우리더러 그리로 오라고 했겠지요.
신명길=생전 처음 찾아가는 곳인데 어디가서 어떻게 만나요.
김인자=그러니까 오기전에 전보를 쳐달라고 했었어요.
신태선=어디로요?
김인자=모스크바요. 그래서 제가 떠나오기 전에 모스크바로 전보를 쳤었어요. 전보를 치면서 빨리 전화를 해달라고 했는데 전화가 안왔읍니다. 전보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신명길=그러니까 직접 받았는지 연락이 안되었는지는 확인을 못하는 구먼요.
김인자=그래도 편지에 그랬더라구요.
신명길=덮어 놓고 북경으로 가기만 하면 어디서 만나요?
김인자=아, 그래서 모스크바로 전보를 치면 연락이 금방 된다고 했다구요.
4월15일이면 영화제가 있을게 아니예요? 거기에 아마 나올 모양이예요.
신태선=아! 그런 말을 합디까?
김인자=예, 4월15일이면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니까 그전에 빨리 해달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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