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 3만㎞ 강행군 … 흔들린 김효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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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기권했던 김효주가 16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7주 간의 강행군이다. [뉴시스]

김효주(20·롯데)가 결국 주저앉았다. 6주 연속 강행군 끝에 탈진했다. 김효주는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루키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김효주는 마지막 7개 홀을 남기고 대회를 포기했다. 눈이 감기는 데다 속이 메스꺼운 증세로 서 있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끝난 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마치자마자 자신의 후원사인 롯데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했다. 지난 2월 26일부터 태국(혼다 타일랜드)-싱가포르(HSBC위민스 챔피언스)-미국(JTBC파운더스컵, KIA 클래식, ANA 인스퍼레이션)-한국(롯데마트 여자오픈)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김효주는 6주간 약 3만300㎞를 이동했다. 43일만에 4만㎞의 지구 둘레를 4분의3 이상 돈 힘겨운 여정이었다.

 김효주는 외유내강형이다. 어린 나이에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해서 ‘돌부처’로 불린다. 강한 멘털을 바탕으로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과 올 3월 JTBC 파운더스컵 정상에 올랐다.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김효주는 장거리 이동과 시차 탓에 숙면을 하지 못했다. 6주간 아시아와 미국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를 오가면서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탈진했다. 김효주의 매니지먼트사 직원은 “12일 대회를 기권하자마자 응급실로 달려가 링거주사를 맞고 휴식을 취했다. 시차가 적응될 만 하면 다른 나라로 이동해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2012년 10월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효주가 6주 연속 대회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12일 밤늦게 제주도에서 경기도 용인 집으로 돌아간 김효주는 다음날인 13일 짐을 꾸려 다시 하와이로 날아갔다. 16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김효주는 2012년 이 대회에서 공동 12위, 2013년 공동 9위에 이어 지난해엔 4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또 이제까지 출전한 LPGA 투어 15개 대회에서 2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한 번도 없다.

 7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는 김효주는 “특별히 아픈 데는 없다.밥 잘 먹고 쉬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JTBC골프가 전 라운드를 16~19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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