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산불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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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재난이면서도 해마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것이 산불이다. 봄철에는 강우량이 적고 대기중의 수분함량도 매우 적기 때문에 특히 불조심을 해야한다는 상식이 보편화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이맘 때면 산불이 자주 일어나 아까운 국민의 재산인 임야를 잿더미로 만드는 것은 순전히 사람들의 부주의 탓이다.
지난 주말만해도 전국적으로 17여건의 산불이 일어나 임야 1백여정보를 태웠다. 산불이 주말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보면 화재원인은 등산객이나 향락인들의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것임을 쉽게 알수 있다.
우리의 국토는 67%인 6백56만정보가 임야로 돼있다. 그리고 광복이후 거의 40년동안 1백억 그루이상의 나무를 심어 산림녹화사업을 펴왔다. 이 나무들이 그대로 자라왔다면 온 산이 이미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은 물론 사후 관리의 부족으로 고사한 경우도 많지만 산불에 의해 소실된 부분도 상당 면적에 달하리란 추산은 어렵지 않다.
가까운 통계만 보아도 지난 78년이후 6년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산불은 모두 2천3백여건에 이르며 피해 면적만도 7천3백정보에 이른다. 79년을 고비로 산불발생 건수는 다행히 차츰 줄어드는 경향이나 해마다 실시하는 조림사업으로 나무가 많아 짐에 따라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불의 원인을 살려보면 작년의 경우 전체발생 1백36건 가운데 87%가 봄철에 발생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등산객이나 입산객의 실화, 10%가 어린이 불장난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산불이 60%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무엇이어야 함을 명백히 말해주고 있다.
온 국민의 재산인 나무숲을 잿더미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을 찾아 즐기는사람들의 불조심이 우선돼야 한다.
화기를 다뤄야 할 경우 나무나 풀이 없는 곳이나 지정된 야영장에서만 사용하도록 엄격히 통제해야 할것이다.
구미선진국에서는 산림경비원에게 강력한 사법권을 주어 최악의 경우 발포권까지 행사하도록 돼있는 실례는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 개인의 향락을 도모하느라고 힘들여 가꾼 국민의 재산을 잿더미로 만들 위험을 조금이라도 용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다.
산불 예방을 위한 대대적인 계몽도 있어야 겠다. 날이 갈수록 등산이나 향락인구가 늘어만 가는데 따른 산에서의 화기취급에 필요한 주의사항이나 산불이 일어 났을 경우의 응급조치같은 기초적인 대비에 관한 당국의 계몽이 있어야겠다. 등산로 입구에서 「산불조심」리번이나 달아주는 식의 안역한 캠페인만으로는 부족하다.
산불이 났을 경우 이를 진화하는 장비를 갖추고 인력을 동원하는 체제도 완벽하게 갖춰야한다. 예비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해도 효과적인 장비가 없이는 무서운 산물을 손으로 끌 수는 없다.
우리가 보호하고 가꿔야 할 산림을 사소한 부주의나 허술한 대비로 잿더미화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국민 각자의 주의와 노력이 있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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