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최신 육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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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평상시에, 또는 밤에 자면서 어린아이가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하여 병원에 찾아오는 어머니를 자주 본다.
사람의 몸에는 운동을 명령하고, 아프다고 느끼고, 사물을 보고 듣는 신경이 있다. 이밖에 혈관이 열리고 닫히는 것, 심장의 운동, 간 또는 신장동의 내장 기능을 지배하거나 타액이나 위액, 땀의 분비를 지배하는 신경이 있다.
이러한 신경을 자율신경이라고 하며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두 종류가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 작용하고 있지만 사람에 따라 어느쪽 신경이 다소 강한 경우가 있으며, 생후 수주일 동안은 땀이 나지 않으나 특히 아기와 어린 아이들은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다소 강하다.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강하다는 의미는 땀의 분비 작용이 왕성하다는 뜻이며, 따라서 아기나 어린아이는 땀을 흘리기 쉽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다. 또 같은 아기나 어린아이라도 개인차가 있어서 땀을 흘리기 쉬운 아이와 많이 흘리는 아이 등이 있다.
어린아이가 잠이 들고나서 땀이 베개를 약간 적시는 정도는 건강한 아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식은땀을 흘리게 되면 결핵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병원에 상의를 하러 오는 어머니가 있으나 위에 말한 바와 같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밖에 잠자리에 들면 몸이 따뜻해지므로 갓 잠이 들었을 때 땀을 흘리는 원인이 된다. 특히 아기가 젖을 빨면서 잘 때에는땀을 많이 흘린다. 젓을 빠는 것 자체가 상당한 노동인 것이다.
또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가 있다.
땀을 많이 흘리더라도 아기가 잘 놀고 먹기도 하며 몸의 다른 부위에 이상이 없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혹시 병이 없는지 알아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어린아이가 피곤해 하고 입맛이 없어 하고 체중이 늘지 않을 때에는 결핵을, 발육이 좋지 않으면서 심장이 나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발열이 반복되며 얼굴색이 좋지 않고 관절이 아플 때에는 심내막염을, 자꾸 보채며 목을 가누지 못하고 체중이 늘지 않을 때에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열이 있으면서 관절이 부어 있을 때에는 류머티양 관절염을, 열이 있으면서 두통·구토·경련이 있으면 뇌염이나 뇌막염을, 열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고 기침을 할 때에는 폐렴, 또는 늑막염 등을 생각케 한다. 그밖에 지능 장애와 빈혈이 있을 때도 많은 땀을 경험하게 되므로 이런 어린아이들은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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