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향 창단 연주회 계기로 본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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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 1월 창단된 대전시향은 오는 4월 20일 대전시민회관에서 창단연주회를 가짐으로써 또 하나의 지방 교향악단으로 출범한다.
한 지역의 음악문화 및 공연예술의 중추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지방 교향악단. 현재 한국에는 부산·대구를 비롯하여 인천·수원·광주·청주·전주·대전 모두 8개로 시 또는 도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된다.
그중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갖고 단원들에게 수준급의 급료를 주어 나름대로 연주활동을 펴고있는 교향악단은 부산과 대구시향 정도. 그밖에 81년 직할시로의 개편과 함께 전면 오디션을 통해 재창단된 인천이 다른 교향악단에, 비해 봉급수준이나 연주수준이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시향의 경우 62년 12월 창단되었으나 재정빈곤, 지휘자와 관련된 인화문제 등으로 이렇다한 활동을 못한 채 81년 5월 해체되었다. 81년 11월 전면 오디션을 통해 3관 편성 총 81명 단원으로 재창단되었다. 의욕적인 젊은 지휘자 박종혁씨를 상임으로 맞고 부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부산시향은 최근 2, 3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83년 11월에는 성공적인 서울 원정연주를 가져 지방 교향악단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전시향은 64년 창단. 72명 단원에 상임지휘자 우종억씨(계명대교수). 인천시향은 81년 창단에 80명 단원. 상임지휘자 김종석씨(단국대 교수). 수원시향은 82년 4월 창단에 단원 48명. 상임지휘자 성태욱씨다.
광주와 전주시향은 모두 76년 창단에 60명 단원. 상임지휘자는 광주가 이용일씨 (전남대 교수), 전주가 유영수씨(이리 원광대 교수). 청주는 79년 창단에 52명 단원. 상임지휘자는 이상덕씨 (청주교대 교수)로 되어있다. 지난 1월 창단된 대전시향은 2관 편성 60명단원, 지휘자 정두영 (목원대 교수)·박판길씨.
그러나 3, 4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향악단은 단원들이 급료라고 할 수 없는 미미한 액수를 받거나 무급인 경우도 적지 않다. 신분 또한 대학생이 많다.
한 예로 충남권의 유일한 교향악단으로 지역민들의 커다란 기대속에 창단된 대전의 경우를 보면-. 시와 도가 절반씩 재정을 분담하는데 단원 중 절반정도가 대학생인 연구단원으로 한달 급료 3만원, 보통단원 6만원, 파트수석 10만원, 악장 15만원선으로 되어있다.
지방교향악단 중 톱급인 부산시향의 경우 단원 초임이 21만 5천원, 수석급 단원 40여만원, 악장이 80만원선. 대구시향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나 약간씩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서울시향의 초임 21만 8천원, 평단원 46만 9천원, 파트별 수석 71만원, 악장 87만 8천원과는 상당한 격차. KBS와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생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원급료 ▲연주자의 서울집중으로 인한 인적자원 부족 ▲악기의 부족 등을 박종혁씨는 지방교향악단의 발전 저해 요인으로 지적한다. 이는 대부분 지방도시의 빈약한 재정형편과 직결된다.
따라서 지방의 음악문화 육성을 위해서는 당국의 충분한 재정지원이 우선돼야 하지만 음악문화 진흥에 열의를 가지고있는 행정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부산과 인천의 경우가 이를 입증하고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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