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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 기능 없어 … PC재질 써야 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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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Q. 주말마다 열심히 놀아주려고 애쓰는 20개월 아들을 둔 워킹맘입니다. 요즘 날씨가 따뜻해져 될 수 있으면 야외로 나가려 합니다. 그런데 햇빛이 걱정되네요. 아이도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하나요?

A. 당연한 말씀입니다. 아이 피부는 어른보다 민감합니다. 방어체계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생후 6개월 이상 아기에게 자외선차단제를 반드시 바르고 외출하도록 권유합니다. 6개월 이전에는 차단제가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창이 큰 모자나 유모차로 햇빛을 가리고 외출해야 합니다.

그럼 어떤 제품을 쓰는 게 좋을까요. 값비싼 브랜드의 어른용 자외선차단제는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하네요. 어른용은 대부분 백탁현상(바르면 얼굴이 뿌옇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화학적 차단제’입니다. 성인 여성은 자외선차단제 위에 파운데이션·파우더·색조화장품까지 덧발라야 합니다. 이 때문에 차단제가 얇게 도포되도록 각종 첨가물을 넣습니다. 어른 피부에는 부담이 되지 않아도 아이에게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기에게는 백탁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오랫동안 안전성이 입증된 ‘물리적 차단제’가 좋습니다. 아기용은 대부분 물리적 차단제입니다. 차단제 뒷면 성분표시를 확인해 봅시다. 2008년부터 화장품 제조에 사용하는 전(全)성분을 표기하도록 법을 바꾸었습니다. 성분 개수가 가능한 적은 게 피부 건강에 유익합니다. 주재료 외에는 대부분 보존력을 높이거나 발림성을 개선하는 성분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바르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아이는 얼굴에 무언가 바르는 것을 싫어합니다. 한번에 꼼꼼히 바를 수 없다면 외출 30분 전에, 그리고 나가기 직전 한 번 더 바릅니다. 아이는 체온 조절중추가 미성숙해 얼굴에 땀이 더 많이 납니다. 차단제가 땀으로 잘 지워지므로 2~3시간 간격으로 땀을 닦고 덧발라 주는 게 좋습니다.

전용 세안제를 써야 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는데 아이용은 일반비누로도 잘 지워지도록 만들었습니다. 귀가하면 곧 얼굴을 씻기고 보습제를 발라줍니다.

선글라스도 필수입니다. 아이 눈도 피부처럼 완전하지 않아 자외선으로부터 손상 받기 쉽습니다. 시중에 파는 어린이용 패션 안경은 정말 위험합니다. 대부분 아크릴 렌즈인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빛이 산란해 눈을 자극합니다. 난시 위험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빨강·파랑의 색깔렌즈는 눈을 피곤하게 하고 색 분별 능력을 떨어뜨려 사고 위험이 높아집니다. 너무 진한 색도 피합니다. 동공이 확장돼 자외선이 눈으로 더 많이 들어옵니다. 조금 가격이 나가더라도 안경점에 가서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의 렌즈를 고릅니다. 색깔은 갈색이나 엷은 오렌지색이 적당합니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말랑한 재질의 테를 고르면 좋습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도움말=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승한 교수,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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