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즈, 칩샷 울렁증 날렸지만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우즈가 마스터스를 통해 복귀했다. 고생했던 칩샷은 살아났지만 롱게임은 문제로 남았다. 14번홀에서 퍼팅을 한 뒤 공을 바라보는 우즈. [오거스타 AP=뉴시스]

부활을 꿈꾸는 타이거 우즈(40·미국)가 무난하게 복귀전을 치렀다.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쳐 공동 41위에 올랐다. 8언더파로 선두에 나선 조던 스피스(22·미국)에 9타 차로 뒤졌지만 표정은 밝았다.

 우즈는 지난해 12월부터 칩샷을 할 때 뒤땅을 치거나 볼의 옆구리를 쳤다. 칩샷 입스(공포증)에 걸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9주 만에 돌아온 복귀전에선 한결 나아진 실력을 보였다. 오히려 칩샷으로 재미를 봤다. 이날 3개의 버디 모두 칩샷으로 잡은 것이었다. 우즈는 파 5인 2번, 8번, 13번 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는데 칩샷을 핀 1m 정도에 붙이면서 버디를 잡았다. 아멘코너의 한가운데에 있는 12번 홀에서도 칩샷으로 대형사고를 막았다. 153야드의 짧은 파 3인 이 홀에서 우즈의 티샷은 그린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물에 빠졌다. 그러나 우즈는 개울 건너에서 웨지로 핀 1m 거리에 공을 붙여 보기로 막아냈다.

 골프 선수에게 입스는 저승사자 만큼 무서운 존재다. 걸리면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우즈는 지난해 12월부터 칩샷으로 고생했다. 2월 초 “투어에서 겨룰 수준이 안된다. 당분간 쉬겠다”고 할 때도 칩샷이 가장 큰 문제였다.

  돌아온 우즈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특히 융단처럼 짧은 오거스타의 잔디에서도 정교하게 칩샷을 했다. 과거처럼 예술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비교적 정확했다. 우즈는 경기 뒤 “쇼트게임이 내 장점이다. 몇 달 동안 죽으라고 연습했다. 쇼트게임이 다시 내 장점이 됐다”고 말했다.

 롱게임 문제는 남아 있다. 드라이버를 몇차례 왼쪽으로 당겨쳤다. 9번 홀에서는 심한 훅이 나면서 1번 홀 페어웨이에서 두번째 샷을 해야했다. 5번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은 섕크가 났다. 아이언도 정교하지 못해 그린을 적중한 홀은 18개 홀 중 10개에 그쳤다. 그래도 칩샷 문제를 해결해서인지 우즈는 기분이 좋은 표정이었다. 그는 “언더파를 칠 수 있었는데 그린이 너무 느려 오버파를 쳤다”고 말했다.

 우즈는 다시 투어에서 경쟁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고 미래가 평탄하지는 않다. 잠복해 있는 허리 부상, 불안한 드라이브샷, 40세의 나이 등을 극복해야 한다. 우즈는 “9타 차지만 아직도 나는 (우승 경쟁에) 들어가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만 65세의 노장 톰 왓슨(미국)도 1언더파를 치면서 마스터스에서 언더파를 친 최고령 선수가 됐다. 배상문(29)은 2오버파 공동 54위에 올랐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