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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읽기] 발로 기록한 지구촌 분쟁의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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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는 평화를 기원하지 않는다
김재명 지음, 지형, 408쪽, 1만5000원

김재명(53.프레시안 기획위원)씨는 우리 민족분단사를 연구하다가 국제분쟁전문가가 됐다. 총성과 테러가 멈추지 않는 분쟁 현장을 목숨을 내놓고 뛴 8년 세월은 그를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전선기자이자 분쟁 전문가로 손꼽게 한다. 중동 지역의 화약고 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3년이 넘어가는 이라크, 유럽의 킬링필드 보스니아, 60년 해묵은 분쟁의 땅 카슈미르 등 세계의 분쟁 지역에는 늘 그가 있었다. 전쟁의 처참한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난 뒤 그는 책 제목 그대로 "평화를 기원하지 않게" 됐다. "현실적으로 '영구 평화'가 불가능하다면, 나는 차라리 평화를 기원하기보다 아득한 절망 속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소수자와 약자, 못 가진 자들의 정의가 이기기를 간절히 바라는 쪽을 택하겠다"는 게 이유다. 그래서 이 책은 "그들이 탐욕스런 강자들과 벌이는 힘겨운 싸움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는" 필자의 "작은 지지의 표시이자 연대의 기록"이 된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를 다룬 제1부와 '정의의 전쟁'을 다룬 제3부가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필자의 내전과 국제전에 관한 일반론과 해설이라면, 제2부는 세계 12곳 분쟁지역에서 피와 눈물로 쓴 현장 취재기다. 포토저널리즘을 따로 공부한 지은이가 찍은 보도 사진 또한 생생하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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