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미끄럼틀·그네·가로등 … 거꾸로 놀이터 "모두 뒤집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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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프로젝트 AG'(문화기획팀)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고안한 '거꾸로 놀이터'. 집·시소 등이 뒤집혀 있어 아이들이 청개구리 같은 심성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문화재단이 개발을 의뢰한 '문화가 있는 놀이터' 가운데 하나다.

거꾸로 된 집, 거꾸로 서 있는 가로등, 거꾸로 매달려 있는 자동차 그네….

서울문화재단이 7월부터 개발해 온 '문화가 있는 놀이터' 중 '거꾸로 놀이터'의 모습이다.

재단은 연세대.서울시립대.한국예술종합학교.홍익대 등 4개 대학팀과 현대미술프로젝트 AG 등 전문 디자인 단체 세 곳 등 7개팀에 의뢰, 7가지 놀이터 모델을 개발했다.

현대미술프로젝트 AG의 '거꾸로 놀이터'는 모든 것이 거꾸로 뒤집혀 어린이들의 청개구리 같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더 톤(THE TON)의 '앨리스 따라가기'는 1.2.3 숫자로 된 미끄럼틀 등 의미심장한 놀이기구로 아이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밖에 시립대는 별자리와 12간지를 활용한 해시계형 바닥에 밤이면 빛이 들어오는 '천체놀이터'를 선보였다.

이러한 문화놀이터들은 노원구.광진구.마포구.성북구 등 4개 구의 실제 놀이터에 맞게 고안됐다. 주민 설문을 거쳐 지역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디자인이다.재단은 건설회사.자치단체와 연계해 이 같은 놀이터 시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놀이터는 서울문화재단이 추진중인 '문화마을 가꾸기' 사업의 일환이다. 불결한 모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낡은 시설물, 시설물 획일화 등 놀이터의 문제점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다.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동네 놀이터가 안전 문제 때문에 획일화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놀이터가 창의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 놀이터 모형은 9일부터 20일까지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 문화관에서 볼 수 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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