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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엔진은 '그의 역사'… 이현순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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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91년 현대차가 독자 기술로 만든 첫 국산 엔진(1500㏄ 알파)도 그의 작품이다. 당시 수십 개의 경쟁사 엔진을 밤새워 뜯어보면서 벤치마킹한 끝에 알파 엔진을 완성했다.

이 엔진은 스포츠 세단인'스쿠프'에 처음 장착됐고 엑센트에 달려 수출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1800.2000.3000㏄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쏘나타에 사용하는 2000㏄ 세타 엔진 기술을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 로열티를 받고 수출까지 했다.

지난달 28일 현직 회사 임원으론 드물게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에도 뽑혔다. 서울고, 서울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어도 능통하다. 현대차의 경기도 남양연구소에 해외 귀빈들이 방문할 때 정몽구 회장의 통역을 맡는다. 정 회장의 해외 출장에도 여러번 따라 나섰다.

이 사장은 지난달 22일 신형 싼타페 발표장에서 "내년 하반기에 나올 V8 4500㏄ 엔진은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첫 8기통 엔진"이라며 "도요타 렉서스와 경쟁할 수 있는 럭셔리 대형 세단에 장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형 싼타페에 달린 2200㏄ 디젤 엔진은 유럽의 환경기준을 완벽히 충족시키는 친환경 엔진이고 그랜저에 달린 3.3 람다 엔진은 도요타 기술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는 V8 4500㏄ 엔진을 에쿠스 후속 모델에 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최고 출력이 300마력 이상 될 것이라고 한다. 현대차는 후륜 구동인 이 차를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별도의 브랜드를 붙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에쿠스 4.5 모델에 사용하고 있는 4500㏄ 엔진은 미쓰비시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이 사장은 97년 울산연구소장, 남양연구소장에 이어 2001년 엔진 관련 개발을 총괄하는 파워트레인 연구소장 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사장단에 합류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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