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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커피 팔아 한 해 매출 1억6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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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충남대 학생기업인 트라이앵글 3호점이 9일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 상록회관에 문을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매니저 김민영(졸업생), 아르바이트생 조아라(4학년), 대표 김현아(4학년)씨. [프리랜서 김성태]

대학생들이 창업한 커피전문점이 캠퍼스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 커피전문점은 학생들이 직접 영업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도 맡는다. 창업자금은 졸업한 선배 기업인들이 후배들을 위해 마련했다. 9일 오전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 상록회관에 문을 연 트라이앵글(Try Angle) 얘기다. 트라이앵글(Try Angle)은 ‘시도하다’는 Try와 ‘각도’라는 뜻의 Angle을 합성한 말로 다양한 시각에서 새로움을 시도한다는 뜻이다.

 트라이앵글은 이미 캠퍼스에 2개의 점포가 있다. 2011년 10월과 2012년 5월 각각 문을 열었다. 이번에 문을 연 3호점은 95㎡ 규모로 40여 석을 갖추고 있다. 대학 캠퍼스 구석에 자리잡아 편의시설이 부족했던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들을 위해 휴게실을 개조해 만들었다.

 트라이앵글 1~3호점은 김현아(22·여·경영학부 4학년) 대표 등 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3명이 운영한다. 1호점은 김 대표, 2호점은 이하은(21·심리학과 3학년)씨가 각각 맡고 있다. 3호점은 심리학과 졸업생인 김민영(여·23)씨가 매니저로 일하게 된다. 3개 점포에서는 재학생 20여 명이 아르바이트를 한다. 경영을 맡는 3명은 사업 계획부터 매장 관리, 자재 구입, 서비스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을 직접 하고 있다. 커피값은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으로 1·2호점과 같다. 토·일요일 문을 닫는 1~2호점과 달리 쉬는 날 없이 운영한다.

 트라이앵글 3호점 개점에는 5000만원이 들었다. 동문 기업인 8명이 내놓은 창업기금 일부에 트라이앵글 1·2호점 수익금을 보탰다. 이 중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청암 이언구 회장은 3000만원을 내놨다. 1·2호점도 창업기금으로 문을 열 수 있었다. 이 회장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창업기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대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은 롯데리아 대전점 직원들이 캠퍼스에 직접 찾아와 노하우와 서비스 교육을 했다.

 김 대표 등 정식 직원으로 등록된 학생들은 월급 형식의 급여를,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시간당 보수를 받는다. 창업과 직무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김현아 대표는 “운영부터 재료 구입, 서비스까지 직접 학생들이 해볼 수 있다”며 “3호점은 편의시설이 부족했던 농생대 학우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0·30명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원하며 대기 중이다. 트라이앵글 1~2호점의 지난해 매출은 1억6000만원이었다. 이번에 문을 연 3호점까지 더하면 연간 매출이 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남대 황명구 취업지원팀장은 “지역 기업과 동문의 투자, 학생기업 수익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은 기금으로 창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수익 규모가 늘어나고 지원 기업이 더 생기면 또 다른 형태의 학생기업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zino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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