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윤정환 '신 철퇴축구' 적수가 없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윤정환

‘꾀돌이’가 ‘괴물’로 변신해 K리그로 돌아왔다. 윤정환(42) 울산 현대 감독이 프로축구 초반 일으키는 돌풍이 매섭다. 울산은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광주를 2-0으로 꺾고 3승1무를 기록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현역 시절 한국에서 보기 드문 테크니션이었던 윤 감독은 ‘꾀돌이’로 통했다. 지도자 변신 후 일본 J리그 사간 도스를 1부리그로 승격시킨 윤 감독은 ‘오니(鬼·괴물 혹은 도깨비)’라 불렸다. 지난해 12월 울산에 부임한 윤 감독은 전통 강호 서울과 포항을 잡은 데 이어 2부에서 승격해 2승1무를 기록 중이던 광주도 제압했다.

 윤 감독은 1990년대 부천 FC에서 발레리 니폼니시(72·러시아) 감독의 창의적인 패스 축구, 이른바 ‘니포 축구’의 핵심이었다. 윤 감독은 니포축구의 강점을 계승하되, 울산 특유의 ‘철퇴축구’를 가미했다. 견고한 수비 후 과감한 역습에다 고공축구도 더했다.

 윤 감독은 이날 ‘쌍 철퇴’를 가동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1m96cm)과 양동현(1m86cm)을 함께 선발로 냈다. 김신욱은 전반 15분 빠른 크로스로 자책골을 유도했고, 후반 8분 크로스를 방향만 바꾸는 헤딩슛으로 연결해 쐐기골을 뽑아냈다. 양동현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수비를 끌어냈다. 울산 팬들은 윤 감독의 얼굴과 철퇴를 든 로봇을 합성해 ‘철퇴왕 2세’라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철퇴왕 1세는 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인 김호곤 전 감독이었다. 전남은 이종호의 결승골로 인천을 1-0으로 꺾고 1승3무를 기록했다.

 7년 만에 친정팀 FC 서울로 돌아온 박주영(30)은 지난 4일 제주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2008년 8월 30일 이후 2409일 만에 K리그 복귀전을 치른 박주영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존재감은 있었다. 제주 수비가 박주영을 막는 틈을 노린 서울은 후반 44분 에벨톤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3연패 후 첫 승을 거뒀다. 박주영은 “2005년 데뷔전을 치를 때와 느낌이 비슷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2만2155명 찾았고, 박주영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