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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의 우리아이 건강다이어리] 모빌이 사시 유발? 오히려 시각·정서 발달에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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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Q. 생후 2개월 된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회사에서 돌아와 집안일을 챙기다 보면 아이 혼자 모빌을 보며 누워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멀뚱멀뚱하게 보고 있는 게 좋은 건지, 사시를 유발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엔 정서 발달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기사도 나와 걱정이에요.

A. 생후 2~3개월 쯤까지 아이는 목을 가누기도,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손을 자유롭게 쓸 수도 없죠. 그저 누워서 위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에게 모빌은 좋은 장난감입니다. 물론 엄마가 아이에게 눈맞춤해 주고, 웃어주고,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가장 좋지만 하루종일 아이만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청소·설거지 등 가사를 돌봐야 하니까요. 모빌은 엄마 다음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모빌이 아이 정서발달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모빌은 매우 수동적인 장난감이며, 잡으려고 하면 도망가는 이상한 물건’이라는 한 민간연구소의 견해가 소개된 것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런 영향을 미쳤다면 진작에 소아과학회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을 것이라면서요.

오히려 모빌은 장점이 많다고 합니다. 신생아 때는 사물을 잘 보지 못합니다. 물체를 어렴풋이 감지하는 정도지요. 3개월쯤에 약 30㎝ 앞까지 볼 수 있고, 7개월은 돼야 0.5 정도의 시력이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합니다. 모빌을 보면 시각훈련도 되고 사물을 구별하는 인지능력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정서발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곡선 위주의 좌우대칭인 모빌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그럼 어떤 색깔의 모빌을 골라야 할까요. 신생아는 모든 색을 볼 수 없습니다. 검정·빨강·노랑을 볼 수 있지만 파란색류는 볼 수 없습니다. 파스텔톤의 색은 6개월이 지나야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후 1개월 정도는 흑백 모빌을, 3개월까지는 여러 색이 선명하게 대비되는 모빌을 달아 줄 것을 권장합니다. 은은한 소리도 나면 더욱 좋습니다. 시각과 청각을 함께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단, 누워있는 아이가 계속 보는 것이므로 지나치게 알록달록하거나 간격이 좁게 다닥다닥 붙은 것, 너무 큰 것 등은 피합니다.

다가왔다 다시 도망가는 모빌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신생아도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잡으려고 할 때마다 도망간다면 문제가 되지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파악하고 나면 짜증내지 않습니다. 수동적인 장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놔두지만 않는다면 긍정적인 역할이 더욱 큽니다. 생후 4개월께 아이가 목을 좀 가눌 수 있을 때부터 모빌 이외 다양한 장난감을 본격적으로 활용합니다. 병풍 형태의 초점 그림책이나 헝겊인형 등이 좋습니다.

모빌 보는 것과 사시와는 관련 없습니다. 신생아는 양쪽 눈의 시선 방향이 달라 사시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생 직후 가장 심하고 서서히 좋아지다 6개월 전후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만약 6개월이 지났는데도 양쪽 눈의 시선이 달라보이면 안과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도움말=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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