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4대천왕 궈부청, 한국 이수혁 … 스타와 맛과 샴페인에 흠뻑 빠진 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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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호 13면

올해 특별상을 수상한 배우 이수혁·왕리쿤·궈부청과 고아성.

22일 오후 8시. 홍콩 소호의 한 건물로 한껏 갖춰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겉모습은 여느 쇼핑몰과 다를 바 없었지만 안은 달랐다. 칠이 벗겨진 난간이 그대로 남아있는가 하면 오래된 우편함도 눈에 띄었다. 이곳은 1889년 공립학교로 지어진 건물이다.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후 경찰 기혼자 숙소로 재건돼 PMQ(Police Married Quarters)란 이름이 붙었다.

제 9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특별상 시상식 현장

22일 홍콩에서 열린 제 9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의 특별상 시상식을 찾은 고아성.

2000년 사용이 중지된 이후 방치됐던 폐허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건 지난해 4월. 신진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100여 개의 갤러리와 부티크 등이 들어섰고 1년 만에 홍콩의 핫스팟으로 떠올랐다. 옛 건축물을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움을 더한 기묘한 공존이 이곳의 매력이다.

이날 PMQ 일대를 시끌벅적하게 한 건 제 9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의 특별상 시상식이었다. 25일 마카오에서 열린 본 무대에 앞선 사전행사로 아시안 필름 어워드 아카데미(AFAA)가 주최했다. AFAA는 홍콩ㆍ도쿄ㆍ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의 발전과 육성을 도모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됐다. 올해는 한국 배우 이수혁(27)과 중국 배우 왕리쿤(王麗坤ㆍ30)이 라이징 스타 부문, 홍콩의 4대 천왕으로 꼽혔던 궈부청(郭富城ㆍ50)이 아웃스탠딩 스타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영화계를 아우르는 자리인 만큼 윌프레드 웡 홍콩예술발전국 위원장 겸 AFAA 회장ㆍ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ㆍ시이나 야스시 도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보타이와 칵테일 드레스의 드레스 코드는 파티를 더욱 빛냈다.

세계적인 샴페인 브랜드 모엣&샹동이 후원하는 행사답게 곳곳에서 샴페인 잔을 부딪히는 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식전주로 모엣의 대표 샴페인 ‘임페리얼’이 오가는 동안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프로듀서 샬롯 위는 이수혁에게 “다음 작품을 같이 할 수 있길 바란다”며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모엣&샹동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디렉터인 루비 K.H.탕은 “아카데미 시상식은 물론 칸 영화제까지 영화인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식 샴페인”이라며 “앞으로 아시아에서도 레드카펫의 친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식가들의 천국인 홍콩 요리는 상큼한 샴페인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마리네이드 소스로 맛을 낸 가리비와 새우 요리에 이어 랍스터 비스크가 나왔다. ‘그랑 빈티지 2006’은 이 걸쭉한 스프의 맛을 더욱 깊게 만들어줬다. 마지막 요리는 구운 오리 가슴살과 다리살로 만든 콩피. ‘그링 빈티지 로제 2006’이 다소 기름진 뒷맛을 잡아줬다.

홍콩 글 민경원 기자, 사진 모엣 & 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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