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부터 3년간 지구에 소행성 근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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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딥 임팩트'서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는 장면.

영화 '딥 임팩트'와 같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국가 1~2개가 사라지고, 거대한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하는 등 대재앙이 지구를 휩쓸고 갈 것이다.

2035~2037년 사이에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천문학계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우주방위재단의 안드레아 카루시 회장은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4일까지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린 유엔 산하 우주의 평화적 이용위원회에서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본지 4월 11일자 20면). 애초 회의 석상에서는 이런 사실을 대외에 공표하지 않기로 했으나 뒤늦게 과학자들의 입을 통해 알려지게 된 것이다.

현재 지구에 접근하고 있는 소행성(2004MN4)의 크기는 지름 320m이며, 지구에서 약 6840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애초 2029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과학자들이 궤도를 정밀 분석한 결과 그해에는 충돌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분석됐다. 그러나 2035년, 2036년, 2037년 등 3년간 매해 한번씩 지구와 가까워질 때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새롭게 예측됐다.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는 "3년 동안 충돌할 확률이 0.015% 정도로 아주 낮지만 방심해서는 안 되며 정밀하게 관측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6670분의 1 수준인 이런 확률은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2003년 기준)과 비슷하다.

카루시 회장은 지구에 아주 가까이 오기 전에 영화처럼 소행성을 폭파하거나 미리 우주선을 띄워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9년 이후에는 궤도변경에 드는 힘이 그 이전에 비해 10만 배나 더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 카루시 회장의 말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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