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 대통령·슈뢰더 총리 상임이사국 개편 이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 노무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독일 의회 인사들을 초청한 만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베를린=김춘식 기자

한국·독일 정상회담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베를린 시내 총리 공관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베를린=김춘식 기자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오후 (한국시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핵 해결과 경제협력에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나 유엔 상임이사국 개편 문제에는 이견을 보였다.

◆ 노 대통령, 의견 차이 인정=독일 dpa통신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유엔 개혁이) 양국이 이견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은 상임이사국 대신 비상임이사국을 늘리는 이른바 '플랜 B'를 지지하는 반면 독일은 자신들을 포함해 상임이사국을 6개 추가하는 이른바 '플랜 A'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일본도 자신들을 포함해 상임이사국 6개국이 늘어나는 안을 찬성하고 있다. 통신은 "노 대통령은 만약 플랜 B가 채택된다면 한국은 자연스럽게 독일이 상임이사국에 추가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슈뢰더, 과거사 해법 언급= 슈뢰더 총리는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추진에 대해 주변국가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 "어떤 국가든 자신의 밝거나 어두운 역사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독일의 경험에 비춰보면 자기의 예민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비판하다 보면 친구를 잃는 것보다 얻게 된다. 이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 다른 분야는 의견 일치=두 사람은 올해 '한.독 간 입국 및 체류 양해각서' 발효와 독일 내 '한국의 해'행사 등을 통해 양국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만족을 표시했다.

슈뢰더 총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국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을 지지하며 독일이 이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인은 독일 통일과 이후 동.서독의 내적 통합, 유럽연합(EU) 통합 과정에서의 독일의 경험이 한반도 통일 과정과 동북아 시대 구상에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베를린 현지에서는 이날 회담을 계기로 양국 중소기업들의 '기술 장터'격인 테크노캐러번 행사와 2006년 독일 월드컵 상용화를 겨냥한 한국의 '지상파 DMB 기술.장비 시연회'가 개최됐다.

◆ 노 대통령, "독일에선 독일 얘기만"=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노 대통령은 '왜 독일에 와서 일본 얘기를 하느냐'며 '독일에선 독일 얘기만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이런 신중한 자세가 일본과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독일 정부를 의식해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독일은 일본과 차별화되고, 오히려 일본에 비해 부각되니까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를린=최훈 기자 <choihoon@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