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촬영·주인공, 국민이 맡으면 홍보효과 최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19호 10면

캐나다 국민이 보낸 동영상으로 제작한 캐나다 관광홍보 영상의 한 장면.

공공의제를 주제로 홍보 영상 하나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유명인이 등장하고 영상 전문가가 고화질 장비로 촬영과 편집을 해야 좋은 홍보물이 만들어진다고 오해한다. 전달하고 싶은 것만 보기 좋게 연출해서 상대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영상물에서 상호관계 속 공감은 찾아볼 수 없다. 이를 ‘연출을 통한 소통의 한계’라고 한다. 공공소통은 수용자 관점, 본질 중심으로 전환된 지 오래다. 소통 방식도 꾸밈보다 진정성, 수려함보다 수수함을 중시한다.

국민이 참여해 만든‘캐나다 관광 홍보 영상’

 이를 잘 보여준 사례가 캐나다 관광홍보 영상 ‘캐나다인의 눈으로 본 캐나다(Canada shared by Canadian)’(QR코드 참조)다. 2012년에 제작된 이 영상의 초반 안내 메시지를 보자. “캐나다 국민에게 자신만의 캐나다 이야기를 공유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결과 총 65시간 분량이 넘는 영상이 도착했습니다. 그중 2분짜리 동영상을 먼저 확인해 보십시오”라고 안내된다. 캐나다 관광청은 홍보 영상 제작을 위해 3500만 모든 국민이 캐나다 홍보 영상의 감독이 되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이 주인공이 돼 세계인들과 소통했다. 영상 속에서 캐나다의 자연, 음식, 생활문화, 도시 속 풍경, 동물 등을 소재로 한 총 80여 편의 장면들이 쉼 없이 교차한다. 모두 캐나다 국민이 찍어 보낸 것이다. 3년 전에 만들어진 영상은 지금까지도 공식적인 캐나다 관광 홍보 영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단기간 영상의 조회 수 늘리기에 연연하지도 않았다. 더불어 관광과 같은 공공의제를 소통하는데 특정 인물, 특정 장소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캐나다인의 눈으로 본 캐나다 영상을 볼 수 있다. [캐나다 관광청]

 이 영상의 촬영 기법은 ‘자유’, 주제는 ‘행복’ 아니었을까. 촬영 장비는 ‘스마트폰과 개인 카메라’, 편집 기법은 ‘짜깁기’다. 송출 매체는 ‘유튜브’, 연출과 영상감독은 ‘캐나다 국민’이었다. 이처럼 국가와 관련한 공공의제 소통을 위해 국민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그 나라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국민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소통은 일상의 공유이며 가장 특별한 이벤트는 생활 밀착형 공감이다. 작은 외침 LOUD가 독도 관광을 다녀온 대한민국 국민의 스마트폰 속 사진에 주목한 이유다. 작은 실천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속 독도 홍보의 첨병이 되자.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중앙SUNDAY 콜라보레이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