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자 집단행동에만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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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노총 간부들이 최근 정부의 집단행동 대처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21일 낮 이남순 위원장과 산별연맹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총 인근 식당에서 열린 권기홍(權奇洪) 노동부장관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정부는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노동자의 요구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투쟁과 집단행동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이런 방식을 고수해서야 합리적인 노동운동이 가능하겠느냐"고 따졌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정책기조가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에 있다는 사실을 대외에 천명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요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權장관은 "그런 분위기를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화물연대 사태는 아쉬운 점도 없진 않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제도개선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權장관은 또 한국노총이 "'친노동자적 정부'라고 하지만 주5일 근무제 도입 등 노동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는 없다"고 지적하자 "정부 스스로 친노동자 정부를 표방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런 기대가 부담스럽다"며 비켜갔다.

이 같은 한국노총의 쓴소리에 대해 노동부 고위관계자는 "그런 얘기가 나올 만했다"며 최근 정부의 분규해결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산별체제 촉진▶노동계와 대통령 간의 정기간담회 개최▶비정규직 빈곤노동자 자녀 장학금 지원 등을 요구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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