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준화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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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늘 고려대는 77회 졸업식을 맞는다. 그간 무수한 난관을 극복하면서 민족사학의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온 우리 대학은 타율의 무거운 장막속에서도 오직 진리와 정의의 빛을 따라 자율의 틈바구니를 찾아왔다.
오늘의 한국대학은 대학인구의 급증으로 거대화·다원화·대중화의 무거운 짐을 지게됐고 그로 인해 교육의 질적저하, 유니버시티로서의 통합된 대학관의 상실, 대학생의 심리적 빈곤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대학은 인류의 복지증진과 건전한 사회적 발전을 보장할수있는 가장 믿음직한 제도로서 탄생된것이다. 중세이래 대학의 자율성과 성역화는 그 존립과 발전을 의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었다.
우리는 당장의 땔감이 다급하다고해서 거목으로 키울 묘목을 뽑아쓸수는없다.
대학사회의 성역화를위한 현명한 자체판단과 함께 사회는 교육을 교육이외의 목적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활용해선 안된다는 교권보장의 지하명령에 철저해져야겠다
우리는 이제 외형걱 성장단계를 넘어 성숙사회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로 나가는 여러분의 역할을 기대한다. 성숙사회의 건설에는 기술도입이나 경영능력의 향상과는 다른 차원의 광범한 국민적 자각이 요구된다.
우리는 건전한 자유사회속에 살기를 선택했고 사회적인 선이 공정하게 분배되는 배분적 정의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간상은 평생 늘 두고 끊임없이 새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줄 아는 무한한 학습능력을 가진 「탐구적 인간」인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민족적 양심으로서 공덕심과 깔끔한 정아 감각을 가진 「선비적 인간상」이 아닐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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