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들 찬호야, 이제 새 인생이 열렸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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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박찬호의 결혼식 리셉션에 참석한 피터 오말리 전 LA 다저스 구단주가 하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하와이=이태일 기자

LA 다저스 시절인 1997년 박찬호가 당시 구단주 피터오말리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중앙포토]

피터 오말리 전 LA 다저스 구단주는 박찬호의 양아버지다. 1994년 당시 다저스 구단주로서 박찬호에게 메이저리그의 길을 열어줬고, 지금도 박찬호가 인생의 멘토라고 부르는 '대부'다.

30일(한국시간) 박찬호의 결혼식에 부인 아넷 오말리와 함께 참석한 오말리는 진짜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것처럼 기뻐했다.

그는 "나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다. 찬호는 세 번째 아들이다. 다른 아들이 결혼할 때 '찬호는 언제 결혼할까'라고 늘 궁금해했다. 그런데 올 봄, 우리 집에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놀랍게도 그의 피앙세와 함께였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왜 그가 이제까지 기다려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아름답고, 총명하며,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두 사람의 앞날에 행복과 평화가 가득하길 기대한다"고 결혼을 축하했다.

"이제 찬호의 인생에도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다. 그는 언제나처럼 옳은 선택을 했고, (야구에서도) 옳은 길로 가고 있다."

그는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12년 전, 박찬호를 다저스로 데려오면서 그의 부모님을 만났다. 그때 나는 찬호를 아들처럼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그 이후 항상 아들을 향한 애정을 줬다. 그의 결혼은 내게 며느리를 넘어서 딸을 가져다준 축복이다"라고 말했다.

오말리는 "박찬호가 처음 미국땅을 밟았을 때 아무도 그가 100승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10승, 20승, 50승을 올렸고, 마침내 100승까지 했다. 이제 그는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의 꿈이 무엇인지 물려주려 하고 있다. 모든 일이 그가 길을 열었기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오말리는 아버지 월터 오말리로부터 LA 다저스를 이어받아 다저스의 성장과 메이저리그 국제화를 이끈 인물이다. 1998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다저스를 매각한 뒤에는 LA 시내에서 스포츠 관련 투자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프로야구 출범 당시에도 많은 조언을 했으며 국내 야구인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다.

하와이=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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