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민중신학에 찬·만논쟁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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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에대한 국내신학자들의 본격척인「찬·반논잼」이 열기를 뿜고
있다. 저술·논문·기독교잡지·신학심포지엄·신학연구협의회등을 논쟁의 장으로한 상호공
방은 자못 격렬하기조차하다.
논쟁의 신학적 초점은 두 신학의 주제인「프락시스」(Praxis·실천)와 「오클로스(Ochlos·군중)의 성서적 해석문제.
특히 날카로운 쟁점인 해방신학의 이데올로기화 불가피론과 마르크스주의적 성향, 혁명운
동으로 연결되는 프락시스의 강조, 종교적 정체성문제등을 둘러싼 열띤 공방은 많은 사회
적 관심을 모은다.
이 논쟁은 두신학에대한 그동안의 정치·사회적 비판과는달리 신학자들의 본격적인 학문
적 「신학논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해방신학 논쟁은 월간 『기독교사상』(2월호) 이 지상논쟁을 통해 국내 신학자들의 최초
해방신학 비판서인『이데올로기와 신학』 에 대한 고재식교수 (한신대) 의 역비판을 실음으
로써 본격화했다.
지난해 7월 출판된『이데올로기와 신학』 은 신학자 고범서(한림대) 손봉호(서울大) 김중
기(연세대) 교수와 사회학자 황성모박사(정신문화연구원)등 4명의 논문을 고교수가 편저, 남
미해방신학의 마르크스주의적 성향을 비판했다.
고재직교수는 「기독교사상」 에서 『해방신학, 정치이데올로기가 아니다』는 제목으로
이책에 편저된 고·손두교수의 논문내용을 반격,역비판했다.
민중신학은 지난해 11월말 서남동박사 (전연세대교수) 저 『민중신학의 탐구』가 출판된
지 한달만에 민중신학이론을 분석 비판한 『한국민중신학의 조명』이 출간되면서 논쟁의 서
막을열었다.
이같은 두 신학을 둘러싼 논전은 보수·진보신학노선간의 총력대결 조짐을 보이며 기독교
교회협의회 (NCC) 의 신학연구협의회와 한국신학연구소 (소장 안병무) 의 신학심포지엄으
로 이어졌다.
기장선교교육원에서 각각 지난 3일과 20일 열린 협의회및 심포지엄은 지금까지의 두신학
비판에대한 반격의 성격을띠고 진보신학노선의 서남동·고재식·서광선(전 이대교수) 김용
복박사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부원강) 등이 발제강연 연사로 나서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을
옹호했다.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 논쟁의쟁점은 두신학이 『마르크스주의적 정치이데올로기』 라는비
판과『결코 정치이데올로기가 아니다』 는 반격이다.
해방신학에대한 비판의 초점은▲이데올로기화로 인한 신학의 순수성 결여▲마르크스주의
의 사회분석법 수용및 계급투쟁의 인간관▲프락시스에 출발점을 둔 혁명의 필연성 강조▲경
제적·문화적 종속에대한 항거의 신학적 적용등에 모아졌다.
고범서교수는 『해방신학은 계시와 초월적 원칙을 무시한채 현실변혁의 이데올로기가 됨
으로써 보편적 진리로서의 순수신학성을 상실했다』 고 비판했다.
손교수는 『해방신학의 「해방」은 기독교이름아래 이루어지는 마르크스주익적 인본주의
운동』이라고 공박하고 『해방신학의 주장은 그 내용에 문제가 있을뿐 아니라 주장자체가
환상적』이라고 비판했다.
고재식교수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정의사회 건설이라는 보편성을 띤 해방신학의 신앙적
행위를 정치이데올로기로 정죄하는것은 기존의 부정의를 옹호하려는 극히 편협적인 이데올
로기가 아니냐』 고 반격했다. 그는해방신학의 부분적인 마르크스주의 사용과 이데올로기화
를 『틀림없는 사실』 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분적 유사성을 가지고 마르크스주의와 동일시하는 유추적 사고는 논리의
비약이라고 공박했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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