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섬유 시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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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섬유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약한 심장을 감싸고 심장박동을 돕는 실로 짠 주머니가 등장했다. 입기만 하면 열을 발생하는 옷도 있다. 건전지를 이용해 가는 실에 전기를 흘려보내는 원리다.

가볍고 질긴 첨단섬유를 이용해 자전거는 물론 경주용 자동차 차체도 만든다. 보트나 카누의 노도 이런 소재로 만들면 가벼워 그만이다. 수많은 가닥의 탄소섬유를 꼬아 주물작업이 가능한 거푸집을 만들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건축가는 탄소섬유를 활용해 고층빌딩의 건축을 시도하고 있다. 40층 정도는 철강을 쓰지 않고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과학자들은 "요즘 섬유는 첨단과학의 산물이다. 섬유가 더 이상 옷을 만드는 재료로만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한 섬유에 앞서 강한 실이 먼저 개발됐다. 면화와 나일론, 그리고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었던 실을 요즘은 금속이나 탄소에서 뽑아낸다. 표면에 특수 화학처리를 해 불과 열에 강한 실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다리 건설 등에 쓰이는 철제 로프도 인장 강도가 대폭 향상된 섬유 로프로 대체될 날도 멀지 않았다. 독일의 반도체 회사 인피니온은 MP3 플레이어를 작동시키는 스노보드 재킷을 선보였고, 집안 침입자의 발걸음을 눈치채 경보음을 울리는 양탄자도 이미 개발했다는 것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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