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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법'으로 번영 주도한 새마을운동…나눔·봉사·배려 운동으로 이어나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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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심윤종 새마을운동중앙회장

“21세기 새마을운동은 ‘시민교육’입니다.”

 심윤종(74·사진)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지난달 27일 회장 연임 뒤 새마을운동의 방향을 이렇게 정했다. 심 회장은 “미래 새마을운동은 ‘잘 먹고 잘 사는 법’만 고민했던 과거 패러다임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질적 성장에 걸맞은 정신적 성숙을 이뤄야 한다, 그것은 공동체를 생각하는 바른 시민을 기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만 회원과 나눔·봉사·배려 정신을 실천하는 ‘3품 운동’으로 선진국 도약의 주춧돌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올 4월부터 500개 지역에서 ‘3품 마을’ 만들기 운동을 한다. 지역 주민과 기업, 관공서 등 세 주체가 하나가 돼 적극적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키는 전략이다. 심 회장은 “캠페인과 봉사활동, 학교와 연계한 인성교육을 통해 ‘나눔·봉사·배려’의 정신을 전국에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심 회장은 1990년대 성균관대 총장 시절 30시간 이상 사회봉사를 해야 졸업하는 ‘인성 품’ 제도를 도입해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발표할 만큼 시민·인성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경제개발과 농촌근대화로 대표되는 새마을운동 슬로건이 바뀐 계기는 뭘까. “시대 변화에 따라 내용과 방향이 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심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민주화와 정보화 시대를 살면서 새마을운동은 세상에 적응 못하고 잊힌 운동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심 회장은 “주인의식을 갖고 공동체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게 21세기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흥행한 영화 ‘국제시장’을 언급하며 60년대 후반 독일 유학시절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하이델베르크 시내에서 서울 유명 사립대를 다니던 고교 동창을 우연히 만났는데 알고 보니 노부모와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은 광부로, 아내는 간호사로 와 휴일도 반납하고 일했습니다.” 심 회장은 “가족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한국인의 정신만큼은 예전의 것을 되살려 21세기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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