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씨 마을에 5박사 났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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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2리 윗갬밭 마을 출신 박사들이 기념 표지석 앞에 모였다. 왼쪽부터 오노균·오상진·오원진·오장균 박사. 오선세 박사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오씨 집성촌에서 박사가 다섯 명 나왔으니 이제 '오박사 마을'이라고 불러주세요."

28일 오전 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2리 일명 윗갬밭 마을. 이 마을 출신 박사들이 사각모를 쓰고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주민과 출향인 100여 명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호했다.

이어 오효진 청원군수와 출향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박사 마을'이란 표지석 제막식도 열렸다.

주민들은 제막식이 끝난 뒤 떡국을 끓여 나눠 먹고 연날리기.줄다리기를 하며 자축했다. 이 날 행사는 마을 청년회가 주축이 돼 십시일반으로 500여만원의 비용을 마련해 준비했다.

이 마을 출신 박사는 충청대 오노균(51.스포츠외교학과).오원진(49.지적학과) 교수, 한남대 오장균(50.경영학과) 강의전담교수, 우송공업대 오상진(54.컴퓨터기계자동차계열) 교수, 대구기능대 오선세(54.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

특히 오노균 교수는 미국 스포츠 아카데미에서 경영학 박사(1991년)와 필리핀 사우스웨스턴대에서 교육학(93년) 박사를 받은데 이어 내년 2월 고려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딸 예정이어서 '3관왕'의 영예를 안게 됐다.

보성 오(吳)씨 집성촌인 이 마을 22가구(50여 명) 중 20가구가 오씨다. 마을 청년회장인 오대영(51)씨는 "주민들이 농사만 지으며 넉넉지 못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자식만큼은 공부를 시켜 출세하도록 만들려는 의욕이 강해서 인지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주민들은 200여 년 역사를 가진 마을 앞 우물이 박사 배출에 한 몫했다고 믿는다. 오대세(71) 노인회장은 "좋은 우물물을 마시고 심신을 단련시킨 젊은이들이 외지에 나가 출세하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청원=글.사진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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