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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기자의 ‘우사세’]초등 1학년 독서 습관 기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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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서 영어는 한 물 갔어요. 이제는 독서입니다.” 취재 중 만난 한 엄마가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는 학교 도서관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빌린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독서왕’을 뽑는데 하루라도 책을 빌리지 않으면 상을 못 받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답니다. 백년대계(百年大計)여야 할 교육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도 독서열풍에 힘을 실어줬다는 군요. “독서를 꾸준히 하면 교육정책이 어떻게 바뀌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엄마들이 많아졌다 나요.

책을 읽으면 사회, 과학, 경제, 정치, 문화와 같은 다양한 분야 배경지식이 쌓이는 것은 물론, 독해력, 이해력, 사고력, 창의력 등을 키울 수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각 학교 전교 1등을 취재해 봐도 어릴 때부터 독서를 즐겨 한 학생이 많더군요. 한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책 읽는 게 너무 좋아 하루가 25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 할 정도였고, 고등학생이 된 후에도 휴식시간을 쪼개가며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학생을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독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어린 자녀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게 하려면 부모부터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교육전문가들이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니 말입니다. 부모가 책 근처에도 안 가면서 아이들에게 “독서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모순이라는 거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양윤선 수석연구원은 “자녀를 데리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자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가질 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을 소화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양 연구원은 “만약 글 읽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할 때는 가족이 다 함께 책 내용을 토대로 구연동화를 하는 식으로 책이 지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자녀가 책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독서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기간을 정해 주제별 독서 계획을 세우거나 아이 현재 관심사에 맞는 책을 살며시 준비해 주는 식입니다. 예컨대 아이가 주말에 체험학습을 갈 예정이라면 봄에 볼 수 있는 식물이나 동물에 대한 책을 마련해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고 미리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게 돕는 겁니다. 또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읽혀 학습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면 학교 수업에 대한 집중도도 올릴 수 있어 좋습니다.

독후활동도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건 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겁니다. 책 내용 외에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질문도 함께 해야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후 “잎싹의 기분은 어떨까” “책이 끝난 후 내용은 어떻게 될까”라고 묻는 식이죠.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에게 글로 감상문을 쓰게 하는 건 버거울 수 있습니다. 양 연구원은 “그림 표현에 익숙해진 후에 한 줄 느낌을 작성하는 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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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통신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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