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버핏' 사우디 왕자와 손잡은 C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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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CJ그룹 손경식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킹덤홀딩컴퍼니 본사에서 ‘중동의 워런 버런 버핏’이라 불리는 알왈리드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CJ]

CJ그룹이 ‘한류’를 앞세워 중동시장 공략에 나선다. CJ는 중동지역 최대 투자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킹덤홀딩컴퍼니(KH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고 9일 밝혔다. 손경식(76) CJ그룹 회장은 8일(현지시간) 사우디 KHC본사에서 알왈리드 빈 탈랄 회장을 만나 공동투자 사업 발굴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제휴는 앞서 4일 박근혜 대통령과 알왈리드 회장의 만남 직후 성사된 것으로 정부의 ‘제2 중동붐’을 뒷받침하는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양측은 협력 제1순위로 콘텐트 등 문화산업 분야를 꼽았다. 사우디에서는 2008년 ‘대장금’‘식객’ 등을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알왈리드 회장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영역부터 대화를 시작해 물류나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해 가자”고 말했다. 이에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알왈리드 회장에게 한국에 방문할 것을 제안했고 알왈리드 회장은 즉석에서 수락했다.

 알왈리드 회장은 사우디를 창건한 압둘 아지즈 국왕의 손자로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그가 1980년 창립한 KHC는 자산규모만 120억 달러(약 13조1400억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민간 투자회사로 씨티그룹·애플·디즈니·트위터·뉴스코프 등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알왈리드 회장은 또한 중동지역 최대 미디어 그룹인 ‘로타나’의 최대주주다.

 CJ는 KHC와의 사업협력으로 계열사들의 중동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현대중공업, GS건설 등 한국기업의 중동 프로젝트 물류를 전담하고 있다. CJ CGV는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오감체험 영화관(4DX)’을 운영 중이며, CJ오쇼핑도 두바이 홈쇼핑 채널에 미용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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