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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이 또 도박판덮쳐 돈뺏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도박판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이 노름판을 덮쳐 판돈을 챙겨 달아나는 독직사건이 잇따르고있다.
서울관악경찰서 형사계 윤윤수경장(41)과 김두병순경(35) 등 2명은 지난해 l2월17일 하오 2시30분쯤 정보원 허용철씨(36·농장종업원)의 제보로 도박현장인 서울화양동 대성여관 107호실을 급습. 『시청에서 단속나왔다』며 도박을 벌이고 있던 이의호씨(41·성남시단대4동) 등 5명을 위협, 판돈 7백82만원을 빼앗았다.
이씨 등에 따르면 이들 경찰관들은 수갑과 경찰관신분증을 보이면서 이씨 등을 한쪽으로 몰아세운뒤 『증거물을 확보하겠다』며 판돈은 물론 도박꾼들의 주머니까지 전부 뒤져 돈을 챙겼다는 것.
경찰관들은 자신들이 몰고간 자가용승용차에 이씨 등을 태운뒤 연행하는 척하다 잠시 자리를 비워 모두 달아나게 했다.
이씨 등은 도박판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신분증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았고 손쉽게 달아나게 한 점을 수상히 여겨 지난 16일 서울동부경찰서에 도박판 강도사건으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윤경장 등은 자신들이 수사를 받고있다는 소식을 듣고 정보원 허씨를 통해 판돈을 되돌려주라고 지시했으나 허씨가 이돈을 받아 자신은 3백32만원, 동료정보원 배용적씨(35)가 3백만원, 함께 도박을 했던 김흥선씨(35)가 1백50만원씩 각각 나눠 가로챘다.
동부경찰서로부터 사건전모를 통보받은 관악경찰서는 23일자로 달아난 윤경장과 김순경을 파면하고 이들을 직무유기 및 공갈혐의로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윤경장 등으로부터 판돈을 되돌려주라는 지시를 받고 돈을 넘겨받아 전액을 가로챈 경찰정보원 허용철씨 등 3명을 횡령혐의로 구속하고 도박판을 벌인 이의호씨 등 3명을 도박혐의로 입건했다.
또 지난 8일 하오 11시쯤 서울 망유동438 허모씨(35·여) 집에서 벌어진 도박판에 서울남대문경찰서 남대문5가 파출소소속 문광홍경장(27) 과 김규민씨(35·주거부정) 등 4명이 급습, 판돈 1백7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붙잡혀 문경장 등 4명이 구속됐다.
문경장은 이날 정보원 김모씨(32·서울 남대문로5가)로부터 허씨집에서 가정주부 7명이 속칭 고스톱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는 정보를 받고 공갈배인 김씨 등 3명과 함께 도박판을 덮쳐 판돈을 챙겨 달아났다가 수상히 여기고 뒤쫓아간 허씨 등에 붙잡혔다.
사건당일 비번이었던 문경장은 도박판에서 돈을 챙긴후 압수한 판돈 1백55만원중 1백7만원을 감추고 38만원만 압수한 것처럼 보고했다가 뒤늦게 허씨 등이 경찰에 고발, 판돈을 가로챈 사실이 밝혀져 파면조치와 함께 구속됐다.
이밖에 지난해 8월6일 노름판을 덮쳐 판돈 6백30만원을 빼돌리려 했던 성북경찰서 형사계소속 신극준(40)·정덕량(43)순경과 경비계소속 장석회순경(41) 등 3명이 공갈·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된후 파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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