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지구대에 가고, 어머니의 경찰 제복을 입어보면서 자연스레 꿈을 키웠죠”
3주 전, 서울 노원경찰서 노원역 지구대에 배치된 새내기 조은아(23·여·오른쪽) 순경은 8일 경찰이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013년 순경 공채 시험에 합격한 조 순경은 교육 등을 받고 지난해 12월 경찰로 정식 임용됐다. 조 순경의 어머니 신동주(55·왼쪽) 경위는 노원경찰서 보안과에 근무한다. 경력 33년이 넘는 베테랑 경찰이다.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녀 경찰’은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함께 출·퇴근한다. 어머니는 경찰이 되겠다는 딸을 처음에는 말렸다. 신 경위는 “밤을 자주 새우고, 비상시에 갑자기 나가서 근무해야 하는 등 여자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고 여겼고 딸이 나와 다른 세상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테랑 경찰도 ‘엄마같은 경찰이 되겠다’는 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딸이 노량진 고시원에서 공부할 때 반찬을 꼭꼭 챙겨주며 응원했다. 조 순경은 “요즘 신 경위님이 주변에 딸 자랑을 많이 하고 다니신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크게 웃었다. 조 순경은 “시민들과 직접 맞닿아 있고, 경찰임을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며 “어머니에게 누가 되지 않는 훌륭한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태권도 4단, 유도 2단의 운동광 조 순경의 바람은 강력팀 근무다.
신 경위는 “처음에는 피의자 검거 같은 것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어차피 경찰조직에 들어왔으니 제복이 부끄럽지 않은 경찰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채승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