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도 베란다 공사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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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요즘 평양 아파트단지에선 베란다 창문 공사가 한창이다. "고층 아파트의 베란다 막는 것을 무조건 설계에 반영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지시에 따른 조치라는 게 재일 조총련이 발행하는 월간잡지 '조국' 12월호의 보도다.

남쪽에선 건교부의 '베란다 확장 허용조치'에 따라 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사가 붐이지만, 평양의 베란다 공사는 겨울철 난방용이다. 잡지는 평양시 건설지도국 조석호 부국장 말을 인용, "시범 도입한 대상(아파트)의 베란다를 막은 집은, 막지 않은 집에 비해 실내 온도가 3~4도 더 올라갔다"고 했다. 북한의 연료난을 감안하면 베란다를 막는 게 겨울철 난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원래 평양 시내의 아파트에는 베란다에 창문을 달지 못했다. 최근 평양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면서 창문을 못 달게 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외관은 깔끔해지는 부수효과를 얻었지만, 실제론 베란다에 끼울 유리가 부족한 실정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평양 아파트의 베란다는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 유리는 중국의 무상 지원으로 지난달 완공된 평남 대안리의 대안친선 유리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공급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잡지에 따르면 베란다를 막으면서 주민들도 한결 편해졌다. 그동안 평양 시민들은 미관을 이유로 베란다에 빨래를 널지 못했는데 창문을 달아 외부 노출을 차단하면서 공간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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