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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프로축구 럭키금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진해만을 내려다보는 망해봉에 패기에 찬 함성이 메아리친다.
두터운 송림으로 덮인 망해봉은 해사생도등 해군장령들의 체력단련장. 가파른 오솔길과 능선을 치달리며 최후의 지구력과 투쟁심을 기른다.
신생 프로축구팀 럭키금성이 이곳에서 예기를 다듬고 있다. 정상의 독립수로 반환점으로한 왕복 약5km를 30분안에 주파해야 한다. 심장의 박동이 극한에 이른채 돌아오면 모든 선수는 한결같이 신음을 토하며 나뒹굴고 만다. 그러나 곧 목적을 성취한 희열이 솟구치며 땀에 절은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문배(한문배)와 오손(권오손)이는 어제보다 1분 빨랐어. 그러나 항서(박환저)와 광호(소광호)너회들 30초 후퇴야. 허리좀 아프다고 엄살부리지마.』
박세학 감독의 칭찬과 질책에 선수들은 자세를 가다듬는다. 고경환 단장까지 운동복 차림으로 고락을 함께 하고 있다. 출범 첫해의 성공적인 데뷔를 위한 총력태세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선수들은 『아마추어 때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모진 체력훈련』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사측의 배려로 훈련여건이 좋다. 각종 기구가 완비된 실내 체력훈련장을 이용하기도 하며 잔디그라운드에서 전술을 연마한다.
1주일에 2, 3일은 마산으로 건너가 마산공고의 흙땅에서 땀을 흘린다. 이때 선수들은 더욱 긴장한다.
두 팀으로 나뉘어 실전훈련을 벌이며 지는 팀은 진해어귀까지 구보를 하는 기함을 받는다.
연습게임이 특이하다.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하프 라인을 넘어서지 않은 상태에서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격때는 수비진까지 모두 전진해야하며 또 수비로의 전환을 신속히 해내는 습성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조영증(미국체재중)·한문배·권오손·박항서·강득수 에다 GK김현태 서석범 등 「최강의 수비」를 호언하는 럭키금성은 소광호·이용설·이종광·김광훈 등의 공격진도 『결코 얕보지 말라』고 경고를 서슴치 않는다.
『올시즌이 끝나면 전원이 A급 평점을 받자.』주장 한문배가 후배들을 독려하는 구호다. <진해=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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