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디플레 시대의 투자법 … 대박의 꿈을 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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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거꾸로 즐기는 1% 금리
김광기 외 지음, 메디치
328쪽, 1만6000원

수많은 재테크 책을 보며 아쉬움을 느껴왔다. 돈을 모으거나 불리는 방법을 세세하게 나열하지만 왜 그런 방법을 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의외로 부족하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일관된 전망을 제시하는 책이 드물다. 단순히 다른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거나 특정 국가나 상품이 앞으로 유망하다는 식의 근거 없는 낙관론에 기대어 투자를 권한다. 그림을 가르치는데, 스케치를 건너 뛰고 물감칠부터 하라는 것과 다름 없다.

 이 책이 돋보이는 건 바로 이 점이다. 25년을 경제기자로 살아온 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와 재테크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각국의 돈뿌리기와 글로벌 불균형 속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저금리 기조가 생각보다 오래 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명확한 진단은 명확한 처방으로 연결된다. 지금 집을 사라는 정부의 부추김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금리가 예전처럼 올라가리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1% 은행예금에 묶여 있지 말되, 단박에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고수익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른바 ‘중위험 중수익’ 투자를 권한다. 필자가 권하는 눈높이는 연 수익률 5%다. 이를 위해 될성 부른 펀드에 종자돈을 나눠 담고 해외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동산도 시세차익보다는 배당주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이제 막 돈을 벌기 시작한 청년층과 은퇴했거나 곧 은퇴할 장년 이상 계층이 적절한 투자바구니를 짜는 방법도 알려준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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