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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 싶은 웹툰작가, 날개 달아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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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윤인완이 대표프로듀서로 있는 와이랩은 그동안 ‘고삼이 집나갔다’ ‘조선왕조실톡’ 등 약 20편의 웹툰을 내놓았다. ‘심연의 하늘’ ‘웨스트우드 비브라토’ 등의 웹툰은 그가 직접 스토리를 맡았다. [사진 와이랩]

3월 중 선보일 KBS웹드라마 ‘프린스의 왕자’와 지난해 개봉한 영화 ‘패션왕’은 공통점이 있다. 각 영화·드라마도, 그 원작인 웹툰도 공통된 제작사가 ‘와이랩’이다. 웹툰 제작사라니, 국내에선 다소 낯선 개념이다. 이 회사를 이끄는 대표프로듀서는 이름난 스토리 작가 윤인완(39). 만화가 양경일과 짝을 이뤄 ‘신암행어사’를 2001년부터 7년간 일본에 연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만화프로듀싱·해외진출을 주제로 논문을 쓰고 돌아와 2010년 와이랩을 시작했다. 그는 “누구나 웹툰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지만, 누구나 성공하는 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천재성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잠재력 있는 작가를 발굴해 키워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직접 겪어본 일본 시스템은 어땠나.

 “담당 편집자가 프로듀서 역할을 한다. 매회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될 때까지 반려한다. 그 허들을 못 넘으면 연재를 못한다. 처음엔 자존심이 무척 상하고 화가 났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이 더 좋아졌다. 이래서 일본 만화들이 기본 이상은 하는구나 싶었다.”

 - 와이랩의 방식은 뭔가.

 “기본적으로 우리가 먼저 기획을 해서 네이버·다음 같은 플랫폼에 연재를 제안하고, 작품에 맞는 작가를 도처에서 찾아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펴낸 책자를 무심코 보다 발견한 신인도 있다. 물론 신인은 트레이닝을 거친다. 다양한 콘티와 연출법을 멘토링하고, 연재시작 전 3~10회 분량의 사전 원고도 완성한다.”

 - 혹 작가의 창의성이 훼손되는 건 아닌가.

 “주제나 기획은 사전에 정해진다 해도, 그걸 실현하는 건 전적으로 작가의 창의성에 달려있다. 또 만화계에는 우리 같은 방식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를 포함, 전체적으로 만화생태계를 다양화해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게 하자는 거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조건에서 빨리 연재를 시작해 빨리 영상화를 원하는 작가라면 우리와 맞는다. 신인 작가의 경우 포털에서 받는 연재료에 더 보태 지급하기도 한다.”

 - 왜 그렇게 하나.

 “처음엔 다른 작업 말고 연재에만 집중하라는 취지였다. 또 한 사람이 매주 글과 그림을 모두 밀도있게 이어가기가 힘든데, 같은 연재료를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나누면 더 적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가 프로듀싱한 웹툰에 대해 영화·드라마 등 2차 저작권을 공유해 작가와 수입을 나눈다.”

 - 영화 ‘패션왕’은 흥행에 실패했는데.

 “지난해 내한한 마블 부사장 C B 세블스키가 그러더라. 자기네는 ‘어벤져스’ 같은 영화를 만들기까지 (창립부터)70여년 걸렸는데, 와이랩은 4년밖에 안 됐다고. 그의 말이 힘이 됐다. 와이랩은 지난해 연간 매출 40억원을 달성했다. 만화 ‘제작사’가 가능하단 얘기다. ‘신암행어사’는 지금껏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만화다. 총 15권이 권당 약 40만 부가 팔렸다. 그걸 뛰어 넘는 작품을 해외에 내놓는 것도 꿈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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