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비치(PGA 단골 코스)'급 골프장 한국에 짓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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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은 골프 인구에 비해 골프장이 너무 부족합니다. 1억 달러를 투자해 한국에 골프장 5~6개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레저.부동산개발업체인 키슨 앤드 파트너스의 마이클 리피(사진) 골프장 부문 사장은 한국 골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던 16일 부산을 방문해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과 1억 달러 규모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리피 사장이 밝힌 투자 동기는 간단하다. 미국은 골프 인구 2200만 명에 골프장이 1만7000개가 있지만 한국의 골프 인구는 300만~500만 명이지만 골프장은 200여 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골프장이 200여 개로 적은 편이지만 골프 인구가 20만 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골프장 건설 후보지로 서울 근교, 부산, 충남 안면도, 인천 등을 꼽았다. 키슨 앤드 파트너스는 골프 코스와 주거 단지가 한곳에 모여 있는 골프.주거 복합단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에서 수요가 많은 골프와 주거를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또 일부 지역에는 골프와 콘도.테마파크 등 가족을 겨냥한 종합 레저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리피 사장은 "5~6개 골프장 중 상당수는 수요가 많은 대중(퍼블릭) 골프장으로 짓고 나머지 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나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에 버금가는 최고 수준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투자 환경에 대해 리피 사장은 "한국은 중국보다는 미국의 법과 제도에 가까워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별로 (골프장과 관련한) 인허가 기준이 달라 혼란스러운 점도 있다.

사업 단계별로 투자기업이 얻을 수 있는 각종 혜택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리피 사장은 "한국의 사업 문화 자체가 새로운 외국기업이 진출하기엔 낯선 점이 많다"며 "이는 정부보다는 개별 기업이나 경제 단체들이 앞장서 풀어야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키슨 앤드 파트너스는 지난해 골프장 사업 분야에서만 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인천공항 주변의 잭 니클로스 골프장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부산=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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