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바로서려면] 상. 눈치 주는 간부에겐 도청자료 따로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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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 간부가 승진 미끼로 도청 조직 부활 지시

"1994년 대공정책실장이던 오정소가 저를 불러 다시 조직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엔 거절했으나 승진시켜 주겠다고 해 하게 됐다. 그 약속이 지켜져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 도청 중단 건의 묵살한 상관

"미림팀이 (91년 말에) 정권 교체를 맞아 와해되는 것을 보고 신상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 96년 후반기 오정소 차장(당시 1차장)에게 '그만두겠다. 대외 파견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대외파견 좋아하네'라고 일축하고 사무실을 나가 버리기에 슬슬 앞날이 걱정돼 사무실에 있던 테이프 등을 안가로 옮겼다."

▶ 보고라인 수시로 바꾸어

"보고한 국장급은 91년 7월부터 태○○.송○○였다. 94년 7월 이후는 오정소.송○○.임○○이 있었다. 오정소 국장이 차장으로 승진한 뒤엔 자신에게만 보고하라고 했다. 그러나 임○○이 국장으로 온 다음부턴 다시 정상 계통에 따라 보고했다. 일부가 눈치를 주면 그 사람에게 간혹 문건을 사본해 주기도 했다."

▶ 안기부 예산으로 망원비 지급받아

"대공정책국 지역과 지역정보 담당관으로 발령이 난다. 운영비는 국정원 예산에서 지원받았다. 대공정책국(실) 지역과의 지역담당 망원비로 지급받았다. 월 800만원 정도 사용했는데 모두 사후 처리했다. 망원에 대한 운영비는 (일인당) 20만~50만원가량 든 것 같다."

▶ 도청 테이프, 98년 2월 것도 있어

"대통령을 제외한 최고위층 인사들은 모두 도청 대상자다. 97년 12월 대선 이후부터 공식 활동을 중단했는데 그 후로도 망원들이 스스로 녹음을 해 저에게 연락을 했다. (그래서 미림팀 해체 이후인) 98년 2월 것도 있다."

▶ 상관 지시로 미행, 월남인사 사생활 지원도

"주요 인사의 동향보고 외에 상사 지시로 특정인을 미행하거나 월남인사 정착을 위해 건물을 구입하고 여자를 소개하는 등 사생활을 지원해 주는 임시 업무도 했다."

탐사기획팀 = 강민석.김성탁.정효식 기자,
정치부 =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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