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PEC정상회의] '영어박사' CEO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APEC CEO 서밋에서는 외국어에 능통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바쁘게 뛰며 빛을 냈다. 서밋에 참가한 세계적 기업의 CEO들과 즉석에서 외국어로 사업 논의를 하는가 하면 회의 토론자 등으로 나서 영어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활약한 국내 CEO들은 대부분 해외 유학파였다.

CEO 서밋과 APEC 기업인자문회의(ABAC) 의장을 맡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외국 기업인과 언론의 질문에 통역 없이 그 자리에서 영어로 답했다. 현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출신. 의장이 된 것도 재계에 소문난 현 회장의 영어 실력을 감안해 기업 총수들이 현 회장을 적극 추천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서밋 기간에 미국.일본 기업의 CEO들을 통역 없이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다. 일본 와세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화공학 석사 과정을 마친 조 회장은 영어나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할 때는 통역을 대동하지 않는다.

지난 3월 와세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어로 연설을 했는데 일본 측에서 마련한 통역이 제대로 뜻을 전달하지 못하자 자신이 직접 일본어로 연설을 다시 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현재 한.미재계회의 한국 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도 맡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과정을 마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청중에게 소개할 기회를 얻어 영어로 후 주석 소개와 인사말을 전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중국.페루.베트남 등 5개국 정상을 만날 때는 의전 등을 고려해 그 나라 언어 통역과 함께했다.

부산=특별취재단

특별취재단 : 강영진(단장), 안성규,최원기,홍병기,최상연,이현상,권혁주,김원배,서승욱,박현영,정강현,변선구,김태성 기자

부산 주재 = 강진권,김관종,송봉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