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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KAL기 사건등 최근사건에 큰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10일 마감된 신춘 「중앙문예」의 음모작품들은 최근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여러가지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산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띄게 많았고 KAL기사건· 학원문제· 기업등을 다룬 작품도 있었다.
이산가족을 다룬 작품중에는 만남의 과정이나 그 좌절을 표피적으로 처리한 작품이 많았으나 그중에는 분단의 문제까지 깊이 파고 들어가려는 노력을 한 작품도 있어 주목을 모았다.
학원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다룰만한 주제다. 그러나 이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추구해 들어가기보다는 은유적 수법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삶의 고뇌나 젊음의 방황을 그리는 것은 신춘문예의 변함없는 주제중의 하나다. 자기확인을 위한 젊음의 안간힘이 드러나고 있다.
예심을 맡은 문인들은 소설중에서 종교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고 말하고 있다. 삶의 궁극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종교에 대한 천착은 주제의 무게를 느끼게 하지만 작품으로서의 성공은 어려운 점이 있다.
실험적인 수법의 소설이 드문 것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최근 신춘문예는 소설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것은 6·25라든가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70년대를 풍미한 가운데 신인들이 다루어야할 마땅한 대상들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예심을 맡은 사람들은 응모자들이 어떤 경향의 추종자가 되려하기보다는 자기 나름의 참신함을 가지려할 때 새로운 주제가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에 있어서는 요즈음 다양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영향이 뚜렷이 드러났다. 난해한 언어의 나열이나 턱없이 높은 목소리등은 피해지고, 읽기에 어려움이 없으면서도 생활 현실에 밀착하여 그 속에서 의미를 담으려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
개인의 내면세계, 사회적 관심등이 골고루 표명되었다.
예심을 맡은 시인들은 시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며, 그래서 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져있음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응모작품중에는 외국에서 간혹 말해지는 「컴퓨터시」가 아닌가 생각되는 작품이 있어 주목을 끌었다. 「컴퓨터시」는 어떤 주제나 이미지에 대한 자료를 입력시켜 시의 형태로 만들어내도록 지시하는 것.
응모자는 미국에 거주하는한국인문학도였다.
시조는 현대적 감각이 드러나는 작품이 많이 응모되었다. 그런만큼 정형성에 대한 비중이 어떻게 주어지느냐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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