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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재발 가능성 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로 가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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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유방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90%에 이른다. 문제는 다른 고형암과는 달리 재발이 늦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려 10년 후에도 재발·전이되는 사례가 나온다.

최근 수술 전 시행하는 FDG-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가 유방암 재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PET는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약물을 체내에 주입해 이 약 성분의 분포 상태를 영상화한다. 약물은 포도당에 방사성표지자를 결합시킨 것으로 암세포가 포도당을 섭취하면 이곳으로부터 방사선이 나오고, 이를 표준화 계수로 평가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정준·안성귀·박종태 교수팀은 2004년 4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유방암 수술을 받기 전 PET 검사를 시행한 496명 환자의 표준섭취계수를 살펴봤다. 연구팀이 496명을 분석한 결과, 수치가 높을수록 악성 종양 재발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우선 4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섭취계수 ‘4’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4 이상이 197명, 4 미만이 299명이었다. 그런 다음 6년 동안의 재발 확률을 추적 조사했다.

그랬더니 표준섭취계수가 4 미만인 환자 중 95.6%에서 유방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반면에 표준섭취계수가 4 이상인 환자들은 86.8%만 재발하지 않아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PET 검사 결과가 종양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표준섭취계수를 종양의 크기, 림프절 전이, 병기 등의 요인과 결합할 경우 예측 정확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금까지 PET 검사는 주로 질환의 진행 단계를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이제는 유방암의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특징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됐다.

유방외과 정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PET검사가 유방암의 여러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히 유방암의 포도당 대사 증가 현상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2014년 9월호 및 『유방암 연구』 2015년 1월호에 연달아 게재됐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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