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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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영화『대부』의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속」편까지 나온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피의 복수. 이탈리아어로 벤데타(Venderta)라고 하는 잔혹한 보복극이 끝도 없이 꼬리를 문다. 바로「마피아」의 내막이다.
「마피아」란 말의 어원은 분명치 않다. 이탈리아반도의 남쪽에 떨어져 있는 시칠리아도의 빈민들사이에서 조직된 범죄집단.
13세기 때부터 벌써 시칠리아도의 빈민들은 외국의 역정에 저항해 「침묵의 울타리」라는 사법을 만들어 보복했다. 바로 그들의 피가 섞인 시칠리아 사람들이 19세기부터 미국이나 남미로 이민을 떠났다.
한때 이들 마피아는 미국의「밤의 정부」,「그늘의 정부」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만큼 미국의 지하범죄조직으로 악명을 날렸다.
계율은 오직 하나. 조직내부에서 배반하거나 그 조직을 위협하는 세력엔 가차없이 피의 보복이 가해진다. 마피아의 뿌리가 깊고 넓은 것은 그 때문이다.
미국안에서 이 조직의 연간 수입은 4백억달러라고 한다. 그나마 79년의 얘기다. 그 동안 이들의 범죄와 조직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는 없었다.
도박, 마약, 매춘, 청부살인, 청부폭력. 그러니까「범죄」라는 이름을 붙일수 있는 범죄는 무엇이든 도급으로 하청받는다.
도죽하면 미국의 수사기관 FBI는 그들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을「국내전쟁」이라는 말로 표현했겠는가. 「마피아」는 범죄집단이기보다는「내부의 적」(Theenemy Within)으로 통한다. 미국법무장관이던「R·케네디」의 실감있는 표현이다.
마피아의 범행은 단편적인 사실들보다는 30년간 그 조직의 일원이었던「조제프·발라치」에 의해 온천하에 전모가 폭로되었었다. 1964년의 일이다.
미국은 50년대부터 마피아 소탕에 나섰지만 뿌리를 뽑을 수는 없었다. 「발라치」의 폭로는 마피아의 뿌리에 접근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지난 77년엔 미국과 프랑스의 경찰이 공조, 마피아의 마약 밀수조직을 추적했다. 유명한「프렌치커넥션」소탕 작전이다.
시칠리아도에 본거지를 둔 마피아는 마약밀매로 연간 10억달러를 벌어들인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젠 이탈리아 정부도 마피아소탕을 선언하고 나섰다. 벌써 4년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역시 마피아는 벤데타를 통해 반마피아운동의 제1인자인 말레르모(시칠리아도)의 검사와 경찰서장을 백주에 살해했다.
미국안에 만해도 마피아조직이 25개 나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 타협도 화해도 있을 수 없다.』
최근「레이건」미국대통령이 한말이다. 그는 3년계획으로 마피아의 뿌리를 뽑겠다고 선언했다. 법까지 개정해「결전」을 각오한다는 단호한 태도. 전과만 있다면「레이건」은 어떤 전쟁을 이긴 대통령보다 용감한 대통령으로 미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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