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親美외교' 논란 직접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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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친미(親美)외교' 논란의 진화에 직접 나섰다.

盧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방미 과정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형식과 절차면에서 최선의 예의를 갖춰 소홀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을 칭찬하거나 미국에 대해 감사를 표한 발언을 일부 문제 삼는데, 미국도 한국에 대해 여러가지 극찬에 가까운 감사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우리가 상대방을 치켜세웠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평가"라고 주장했다. 盧대통령은 이날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다.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고건(高建)국무총리.윤영철(尹永哲)헌법재판소장.유지담(柳志潭)중앙선관위원장이 참석했다. 여기서 盧대통령은 "지지 기반에 잘 보여야 할 텐데 (내가) 여당인지 야당인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미국에선 성공적이라고 판단했지만 한국에 와서 시달리는데 평가와 후속 작업에 따라 소극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으니 잘 도와달라"는 요청도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미국의 '환대' 사례를 적극 홍보했다. 윤영관(尹永寬)외교통상부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 첫 발언에서 '귀한 손님이 올 때 선발대를 보내는데 이번에도 (한국에) 보냈다.

선발대의 단장은 바로 우리 아버지'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이 '우리는 이제 친구다. 틈이 없다. 틈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달라. 상의하자'고 했다"고도 전했다.

청와대 측은 부시 대통령이 자신과 盧대통령.에번스 상무장관이 모두 1946년생으로 '베이비 부머'라고 소개하면서 "그런 지도자는 좀 더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도 호평했다고 밝혔다.

반기문(潘基文)청와대 외교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이 盧대통령의 생일을 기억하고 성장과정을 언급하며 '어려운 과정에서 대통령이 된 데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딕 체니 부통령은 오찬에서 "盧대통령의 리더십은 급변하는 한반도와 세계 정세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盧대통령과 정부 측의 이 같은 노력은 '친미 외교'에 대한 국내의 반발 움직임이 예상보다 거세자 이를 조기에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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