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휴양지로 각광 부곡온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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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부고속도로의 서대구인터체인지에서 구마고속도로를 약50분정도 달리다가 왼쪽으로 꺾어진 좁은 포장도로를 10분정도 가면 가마솥처럼 생긴 작은 도시가 나타난다. 시골동네에 걸맞지 않게 높은 콘크리트건물이 들어차 있다. 지난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래 우리나라 최대의 온천지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부곡온천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창영군부곡면거문리. 온천가운데서 가장 온천다운 탕의 향내를 가지고있다는 유황온천이다. 유황천 목욕은 피부에 윤기가 나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고 관절염·피부병·신경통·위장병·무좀·비듬·중풍 등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유황천으로는 도고와 백암도 있지만 부곡이 평균75도C의 뜨거운 온천수이기 때문에 더 인기다.
한때 퇴폐적인 휴양지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자취 찾을 수 없다.
최근의 지질조사결과 하루 6천t을 사용할 경우 1백년은 문제없다는 진단이다.
온천은 바깥기온이 내려갈수록 인기를 더해간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 평균 2만명, 주말엔 3만명의 인파가 전국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다. 이들 중 전남·북 지방에서 오는 사람이 가장 많은 편이고, 다음으로 경북지방사람. 서울에서 오는 사람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는 온천개발사무소측의 얘기다.
그러나 고속버스의 정기운행으로 서울에서 부곡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온천방문객이 하루 1인당 1만원을 쓴다고 가정할 때 하루2억원 이상이 뿌려지는 이곳에는 관광호텔2개, 일반호텔2개, 장급여관이 18개로서 하루 투숙객수용능력은 4천∼5천명정도.
현재 관광호텔1개와 여관2개가 신축중이지만 관광호텔은 내년4윌에 오픈 할 예정이어서 올 시즌에는 이용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2개의 기존관광호텔 중 부곡관광호텔은 최고급 숙박시설의 기능을 하는 한편 부곡하와이는 종합레저시설의 기능을 한다.
특히 부곡하와이한국관은 종합관광센터로 실내수영장과 한꺼번에 3천명을 수용하는 대규모목욕탕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학습전시관·열대식물원·열대어수족관등이 있는데 입장료 2천원이면 수영장에서 하루 세 차례나 있는 쇼도 관람할 수 있다. 이 부곡하와이에는 많은 열대성 나무를 심어놓아 흡사 남국에 온 느낌이 든다. 특히 방의 부곡은 네온사인으로 뒤덮인 불야성이다. 이곳사람들은 그래서 한국의 라스베어가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제 부곡은 온천목욕이라는 단일 상품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휴양지로서의 변모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곳곳에 테니스코트·실내골프연습장·롤러스케이트장 등이 들어서고 있으며 18홀규모의 골프장도 건설중이다. 내년에는 40여종의 놀이시설을 갖춘 어린이 유희장과 회전열차·관광열차·민속박물관·방갈로 등이 있는 유원지도 만들어 진다.
또 부곡입구인 영산과 인교사이의 녹지에 단감나무 등의 과수원·멧돼지불고기· 염소탕· 장어구이 등 창령지방의 별미요리를 파는 자연농원의 건설이 계획중이다.
온천이용객은 겨울방학의 시작과 함께 늘어나 신정연휴때에 피크를 이룬다. 올해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것 같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숙박시설. 부곡관광호텔을 비롯한 호텔급은 신정연휴 1개월전에 예약을 해야 방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18개소의 여관은 2인1실에 1만원정도. 요즈음에도 하오6시에서 상오10시 이외의 시간에는 대실료라는 이름으로 시간당 3친원 정도를 받고있다.
당일코스로 온천을 찾는 사람들에겐 대실료 제도가 좋지만 멀리서 온 투숙객에겐 불편하다. 따라서 일부 업소에서는 몇 개의 방을 쓰는 단체객들이 낮 시간에는 한 개의 방을 쓰기도 한다. 신정연휴때엔 이들 여관도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 등지에서 가는 사람에겐 최소한 1박2일 코스라야 적당한데 최근 일부 여행사들이 온천여행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여름철에는 남해안 가을철에는 해인사를 경유하는 코스를 개발해서 회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부곡의 음식가격은 자율화가 되어있어 상가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다른 유원지에 비해서 조금 싼 편이다. 이곳은 별다른 특산물이나 토산품이 없는게 흠. 낙동강 주변에서 생산되는 땅콩이 이 곳의 특산물인 셈이다.
교통편은 서울에서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상오7시에서 하오6시까지 매시 정각에 고속버스가 출발. 약5시간이 소요되는데 요금은 4천7백50원. 관광버스도 비슷하다.
부산에서는 30분마다 직행버스가 있으며 1시간40분 소요. 대구와 마산에서도 30분마다 있는데 대구에서 50분, 마산에서 40분소요. 또 광주에서는 하루 9차례 고속버스가 운행되며 3시간50분이 소요된다. 부곡온천은 주차시설이 좁고 멀기 때문에 오너드라이브보다는 고속버스 등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한 점도 있다. <이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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