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장교도 전투함 타고 바다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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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함정 근무를 명(命) 받았습니다."

19일 한국형 구축함(KDX)인 을지문덕함에 통신관으로 여군 김경민(金京民.24)소위가 부임했다. 전투함정에 여군 장교가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金소위는 지난 3월 임관한 해사(57기) 출신 여군장교 21명 가운데 전투함정에 배치된 10명 중 한명으로 교육을 마치고 이날 보직신고를 했다. 나머지 여군장교 9명은 다음달 초까지 근무지를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함에서 여군 장교들이 맡을 업무는 초급장교가 함장이나 해상지휘관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인 통신관.항해사.대잠보조관 등.

이들은 이번 실무배치에 앞서 진해 교육사령부에서 지난 12주 동안 항해술.대함.대공.대잠작전술 등 함정근무에 필요한 고강도 교육훈련을 받았다고 해군은 밝혔다.

해군은 특히 KDX-1급 이상 구축함에 여성 전용공간을 마련해 여군 장교가 큰 불편없이 함정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金소위는 "첫 전투함정 근무여서 긴장은 되지만 항상 꿈꿔왔던 일인 만큼 모든 역량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해군 관계자는 "해군의 여군 장교(사관후보생 96기)들은 2001년부터 군수지원함 등에서 함정근무를 하고 있지만 전투함에 배치돼 해상작전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투함정에 첫 보임된 여성 장교 중에서 앞으로 최초의 여군 함장도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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