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 통한 영적 체험 주장 | 불교문화연 세미나 법화·천태 사상 재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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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 불교의 염불 신앙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소는 지난 주말 한국 불교 사상 학술 세미나를 열고 백제·고려에서 성행했던 염불을 통한 영험 체험의 극락정토 회향에 대한 현대적 의미를 부여했다.
「법화·천태 사상의 한국적 전개』를 주제로 한 세미나는 참선 수행이나 어려운 교학을 중심한 오늘의 한국 불교 신앙자세를 반성케 하는 계기도 됐다. 특히 염불 신앙의 새로운 조명은 출가승 위주의 한국 불교 현실에 재가 대승 불교를 접합, 융화시키려는 것으로 풀이 돼 주목을 모았다.
오형근 교수(동국대)는 세미나 주제 발표에서 『한국 불교에도 삼국시대부터 고승들의 영험 설화가 많았다』고 전제하고 오히려 중국 일본에서 한국의 법화 영험 신앙을 배워 갔다고 밝혔다.
삼국시대 영험 설화의 대표적 인물은 법화 사상으로 천태종을 창립한 중국 지자 대사(지의 선사)와 동문인 백제의 현광법사.
신라 의적의 『법화영험기』와 고려 요원의 『법화영험전』 저술은 유명한 기록이다.
고려에서 소중히 보존돼 온 중국의 『홍찬법화부』은 다시 중국 일본으로 역류해 들어갔다..
법화 염불 신앙은 『법화경』 독송 중 오도했다는 지자 대사가 경의 제목만을 창하여 영험을 체득했다는 데서부터 비롯됐다.
오 교수는 유일한 현존본으로 고려시대의 법화 신앙과 유통 과정을 알려주는 요원의 「법화영험』에 대한 사적 의의를 거듭 강조했다.
법화·천태의 현대적 의미를 조명한 목정배 교수(동국대)는 법화의 중심 사상을 『출가 2승(비구·비구니)과 재가 대중의 화합』으로 요약했다. 『법화경』이 나오기 전까지의 불교 교리는 출가 쪽에서는 재가를 「비불설」, 재가는 출가승을 「부성불」이라고 서로 비난하며 맞서 있었다. 법화 사상은 이 같은 대립을 화해의 차원으로 극복하고 방변 즉 진실의 사상적 융화 정신을 이룩케 했다.
부처님 정각의 정위에서는 일체 중생이 불성 평등이라는 법화 사상은 출가-재가간의 우위 시비를 한마디로 깨우쳐 주었다.
이 경전은 불타 자내증의 의미를 철저히 규명하는 구도적 자세를 성숙케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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