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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미-불군사 폭발참사 |이란조종사 가장유력 이스라엘-불은 시리아-PLO 지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와인버거」 국방강관이 베이루트 폭발사건 직후 이란이 배후라는 정황증거를 가지고있다고 말해 이란배후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는 이란·이라크전쟁에서 프랑스가 이라크 편을 들어 쉬페르에탕다르 전폭기를 팔았기 때문에 그 보복조치로 이번사건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매우 짙기 때문이다. 「와인버거」 장관은 이에 덧붙여 지난4윌 미대사관폭발사건때의 수법과 비슷하다며 그때도 이란이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행정부 한 고위 관리는 범행에 사용됐던 트럭이 레바논시아파회교도의 한 분파인 「아말운동」 단체 사령부 앞에서 자주 보였던 트럭과 같은 형이라는 점을 들어 시아파아말운동단체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레바논에서 일어나는 테러사건이 그렇듯이 이번 사건도 그 배후가 누구냐 라는 문제에 말이 많다.
「데이비드·레비」 이스라엘부수상은 시리아가 틀림없는 배후라고 단정하고 『그
같은 사건은 시리아 같은 나라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며 하루전인 22일 시리아정부가 미국은 레바논에서 큰 낭패를 당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에리엘·샤론」 이스라엘 무임소장관 (전국방상) 은 『우리는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 테러행위를 잘 알고있다』 고 전제 한 뒤 PLO가 종래의 국제적 테러행위를 재현시키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이란무자헤딘 (전사) 저항단체지도자인 「마수드·라자비」 는 이번 사건의 배후는 이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면서 『「호메이니」 의 혁명수출은 피를 동반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 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이번사건의 책임을 시리아에 돌리고 있다. 그 이유로 현 「제마옐」 레바논정부에 반대하는 회교세력들의 대부분이 시리아의 지원을 받고있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이란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시리아는 관영 사나통신, PLO는 대변자인 와파통신을 통해 즉각 개입사실을 부인했다.
이처럼 추측이 만발하고 배후가 확연히 떠오르지 않는 것은 현 레바논 사태가 얼마나 얽히고 설켜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를 잘 말해준다.
현재 레바논내의 무장게릴라 단체는 대체로 40개에서 50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함 속에서도 지금까지 반서방·반이스라엘 테러행위를 알라신의 명령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서슴없이 발표해 온 회교게릴라들의 과거로 보아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은 「자유회교혁명운동」 단체나 「회교지하드 (성전) 기구」 둘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이들 두 단체는 폭발사건직후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자유회교혁명운동」 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단체로 폭탄을 실은 트럭을 몰고 가미가제 (신풍)식 공격을 했던 두명의 회교도 청년 이름을 밝히면서 자신들은 「위대한 시리아」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회교지하드기구」 는 지난 4월 18일 60여명의 사망자를 낸 베이루트미 대사관 자동차폭발사건을 일으킨 단체로 『우리는 레바논 안에 이스라엘군인도, 시리아군인도 미군도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이 나가지 않으면 레바논을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들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다』 고 위협했다.
현재 레바논에는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4개국에서 파견한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폭발사건이 미군과 프랑스군인만을 대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배후를 캐는 실마리가 풀릴지도 모른다.
미군이야 레바논평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누가 저질렀다해도 공격목표가 되지만 그 이외에 프랑스만 공격목표가 된것은 우연만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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