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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엘리자베드 수리로 애국논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대영제국을 상칭하는 세계의 호화 여객선 퀸엘리자베드2호(6만7천t)의 보수공사를 서독의 보수공사를 서독의 한 조선소가 맡게돼 영국에서 「자존심과 애국심논쟁」이 한차례 벌어졌다.
보수공사는 선상 수영장을 전천후로 이용할수 있게끔 알루미늄과 유리로 개폐식의 둥근덮개를 씌우고 내부를 일부수리하는 것인데 총공사비는 4백50만파운드(54억원). 이중2백50만파운드규모의 공사가 서독 브레메르하벤에 있는 하팍로이드 조선소로 떨어졌다.
2차대전 직전까지만해도 세계의 바다를 석권하고 조선공업을 주도해온 영국이 상업용선단의 기격인 퀸엘리자베드2호의 수리를 서독에 빼앗긴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쿠나드측은 이미 1천7백여장의 표를 판매한 뉴욕경유 세계일주 항해일정에 맞추기 위해 공사를 오는 11윌27일부터 12윌13일까지 17일사이에 끌내야할 형편이다.
그러나 영국의 조선소들은 기한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사수주를 주저했기때문에하는수 없이 선주쪽은 서독의 조선소들과 접촉한 끝에 하팍로이드에 맡기기로 결정한것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 많은 영국인들, 특히 조선노동조합측에서는 이렇게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그것도 영국을 상징하는 배의 일감을 다른나라에 맡긴 선주와 이를 방치한 정부를 몰아서 비애국적이라고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비난에 대해서 쿠나드측은 「퀸엘리자베드 2세」호가 작년 6월 포클랜드 전쟁때 병력수송선으로 징발되었다가 수리비로 1천1백만파운드(1백32억원)을 투입했는데 그것이 전부 영국안에서 이루어졌음을 지적하고 비애국적으로 몰아붙이는것은 당치도 않다고 반격했 다.
「대처」수상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 결정 자체는 실망을주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배라는 이유때문에 영국에서 공사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않다. 기업은 격렬한 국제경쟁에서 이겨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런던=이제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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