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김정일 후계체제 놓고 북괴 권력암투 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일 후계체제 이행과정에서 일부 반대세력의 저항으로 극심한 내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방문하고 최근에 돌아온 조총련계 동포 및 중공교포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김정일은 지난 1∼4월중에 소위 군부내 불온분자를 제거하도록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공군과 해군장교 약 5백여명이 숙청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군의 대숙청은 지난 2월 5일 이웅평대위의 한국귀순을 계기로 김정일과 군부 사이에 심화된 알력과 갈등이 배경을 이루고 있는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에서는 그전에도 이미 김정일 후계체제에 반대하는 군장성급 10여명이 숙청(82년초)되었으며, 노동당 정치국원이자 군사위원인 최현의 사망도 독살이라는 설이 있고 부주석 김일의 감금설이 있는가하면 최근에는 소위 전정치보위부장 김병하와 전재정부장 김경련이 숙청됐음이 드러나는등 권력암투에 따른 반대파 제거작업은 지난 82년도에 극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지난 82년중에 전해진 몇가지 권력암투 사례를 보면 지난해 4∼5월중 양강도, 함경북도 일대에서 김정일에 반대하는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으며 10여명의 장성급을 포함한 군작전·장비·기술부문의 장교 다수가 중공으로 망명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러한 군부내의 숙청과 망명설들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는 83년 1∼4월 이후에는 북괴군 수뇌 가운데 오진자를 제거하고는 백학림(인민무력 부부장)·윤치연(군정치국부국장)·박중국(인민무력부부장) 등 부부장급 중진들이 각종 행사에 주축이 되고 있는점이며 이로 보아 50년대 대숙청 이후 최대규모의 당·정·군부숙청이 단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82년중 바깥 세상에 알려진 북한의 주요 숙청사례와 소요 사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북한은 김일성부자에 반대하고 당에 불충실하다고 생각되거나 김정일 후계확립에 불만을 품은자등 그들이 말하는 「반당·반혁명분자」 「종파분자」와 그 가족들을 『특별독재구역』 이란 정치사상범 수용소에 수용하고 있음이 82년 4월 밝혀졌다.
이 수용소에는 박금철(75·노동당중앙위 비서국비서), 김광혁(67·전민족보위상), 허봉학(76·전인민군대장), 유장직(59·전남북조절위부위장) 등 거물급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의 죄목은 김정석 후계체제 반대등으로 되어 있다.
▲북한에서는 82년 4월말부터 5월초에 걸쳐 양강도·함경북도 일대에서 김정일에게 반대하는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으며 10여명의 장성급을 포함한 군작전·장비·기술부문의 장교다수가 중공으로 망명했다.
▲최현(전당정치국원·군사위원)은 지난 2월 28일 제7기 최고인민회의대의원 선거를 전후하여 2회에 걸쳐 당정치국에 서한을 제출, 김일성 1인 독재·김정일 세습체제의 지양, 권력상용도 및 오진자·임춘추등의 제거, 정치범 석방과 정치적 격리·감시의 해제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정일·오진자등은 최현의 의문의 사망 후 4월 중순부터 반격을 개시, 당 및 군부의 비판분자, 숙청에 나서 특히 최현의 출신지인 혜산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강력히 형성되어 있던 「최현인고」 제거작업을 진행했다.
▲그 동안 끈질기게 연금설이 나돌고 있는 북한부주석 김일은 김정일·오진자 일파에 의해 지난 9월 이후 병실에 감금되어 있다.
▲요즈음 김정일·오진자 세력이 벌이고 있는 숙청작업은 부주석 김일과 고최현 및 김일성부인 김성애 계열등 광범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당·정·군부등에는 일대 혼란과 대립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군부내의 김일계와 고최현계, 그리고 소련유학을 다녀온 중견장교들이 종파주의라는 명목으로 대량 숙청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